개인 창작자가 블로그에서 동영상으로 갈아탄다

#5년 넘게 뷰티 블로그를 운영하는 박수혜씨는 최근 블로그 대신 유튜브에 동영상 콘텐츠를 올리기에 바쁘다. 하루 방문자 1만명에 달하는 파워 블로거지만 유튜브로 콘텐츠 유통 채널을 갈아탄 뒤 블로그는 일기 정도로만 쓰고 있다. 박 씨는 “포화상태인 블로그 시장보다 블루오션인 동영상에서 최고가 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혜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사진:유튜브>
박수혜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사진:유튜브>

#블로그를 3년가량 운영한 김보배씨는 1만7400여명의 구독자를 가진 블로그를 뒷전에 두고 6개월 정도 동영상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은 용돈벌이 수준이지만 매달 수익이 커지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있다. 김 씨는 “콘텐츠 제작 우선순위는 단연 유튜브”라고 말했다.

블로그를 떠나 동영상으로 이동하는 개인이 늘어나면서 개인 콘텐츠 제작 패러다임 변화 조짐이 뚜렷하다. 웹에서 모바일로,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개인 제작자가 움직인다. CJ E&M이 운영하는 MCN ‘크리에이터 그룹’에 속한 개인 제작자 중 상당수가 블로거 출신이다. 크리에이터 그룹 파트너 채널 103개 중, 28개 채널에서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비율은 27%로 3명 중 1명꼴로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함께 운영한다. 일단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개인 제작자는 블로그보다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 집중한다.

개인 제작자가 블로그보다 동영상을 선호하는 이유는 높은 콘텐츠 확장성과 수익 실현이 가능한 덕분이다. 텍스트와 이미지 기반 블로그는 언어와 검색 한계 때문에 사실상 국내에서만 소비돼 왔다. 반면 동영상은 언어 장벽이 높지 않다.

우리말로 노래했지만 유튜브에서 조회 수 10억건을 돌파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대표적 예다. 유튜브란 글로벌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사용자가 만든 동영상을 세계인을 대상으로 공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앞서 사례로 든 박수혜씨는 “영상은 콘텐츠에 대한 좀 더 입체적인 표현이 가능하다”며 “사용자 반응도 블로그보다 더 커 콘텐츠를 만드는 재미도 크다”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도 동영상이 훨씬 많다. 블로그도 텍스트나 배너 등 외부 광고를 달 수 있지만 제작자가 얻는 수익은 크지 않다. 광고 수익을 목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도 많지만 국내에 한정된 트래픽으론 충분한 수익 실현이 어렵다. 유튜브를 통해 글로벌로 공개하는 동영상은 더 큰 수익을 만들어낸다. CJ E&M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개인 제작자 ‘대도서관’의 한 달 유튜브 광고 수익은 3000만원에 이른다.

김제현 CJ E&M 방송부문 글로벌사업부장은 “블로그와 달리 동영상은 개인 제작자가 홀로 설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익숙한 젊은 세대의 이동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