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클라우드 무선접속망 장비 최초 수출···청화텔레콤에 3년간 1000억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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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클라우드 무선접속망(C-RAN:Cloud Radio Access Networks) 장비가 처음으로 해외 통신사에 수출된다.

통신장비업체 에치에프알(대표 정종민)은 대만 청화텔레콤에 C-RAN 구성의 핵심 요소인 프론트홀(Fronthaul) 공급자로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향후 3년간 총 1억달러(약 1000억원) 이상 수출이 기대된다.

클라우드 무선접속망(C-RAN) 개념도
클라우드 무선접속망(C-RAN) 개념도

C-RAN은 기지국의 디지털부문(DU)과 무선부문(RU)을 분리하고 DU를 집중화시키는 기술이다. RU와 DU를 따로따로 연결하는 것보다 시스템 성능을 높이고 투자자비와 운용비를 절감하는 혁신적 무선 액세스망이다.

집중화 기술을 사용하면 중복되는 유선망 투자를 줄일 수 있다. RU는 간소화해 옥상으로 올리고 DU는 집중화함으로써 건물 내 기지국 임차 비용도 줄어든다. SK텔레콤이 롱텀에벌루션(LTE)뿐만 아니라 3G, 2G 같은 오래된 망에도 C-RAN 기술 기반으로 집중화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론트홀은 최장 20㎞ 떨어진 DU와 RU를 연결하는 광전송 네트워크로 C-RAN 구축의 핵심 장비다. 에치에프알은 SK텔레콤과 손잡고 2011년 세계 최초로 액티브 파장분할다중화(WDM) 방식 프론트홀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LTE 확산과 함께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C-RAN 인프라가 전국망에 설치됐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은 지난해부터 LTE 확산이 진행되면서 이제 막 수요가 늘고 있다.

에치에프알은 지난해 초부터 청화텔레콤의 프론트홀 설계와 연동 시험을 지원하면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오는 10월 최종 점검을 거쳐 내년부터 상용화된다. 대도시부터 지방까지 대만 전국망 구축에 2~3년 정도가 예상된다. 전체 장비 공급규모는 1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번 업체 선정에는 에치에프알과 함께 대만, 유럽 업체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에치에프알은 SK텔레콤에 프론트홀 장비를 공급한 경험과 SK텔레콤의 협조가 업체 선정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기술 글로벌화’ 기치를 내걸고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등에서 적극적인 홍보와 컨설팅을 진행했다. ‘클라우드 벨트’라는 명칭으로 C-RAN 기술과 협력사 장비를 소개했다. 청화텔레콤에도 에치에프알의 프론트홀 장비를 적극 홍보했다.

이종봉 SK텔레콤 네트워크부문장은 “C-RAN 프론트홀은 LTE에서 5G에 이르기까지 세계 통신사업자가 가장 주목하는 분야”라며 “이번 수주는 SK텔레콤이 추진하는 통신기술 혁신이 해외 시장으로 확산되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종헌 에치에프알 글로벌사업부문장은 “과거 네트워크 장비 프론트홀 시장은 글로벌 장비업체의 전유물로 여겼지만 2년간 세계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노력 끝에 의미 있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며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전개의 자신감을 내비췄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