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해외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포화된 자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격경쟁력 전략으로는 더 이상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다.
기존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 등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던 레노버, 화웨이뿐 아니라 보다 인지도가 낮은 업체들도 해외시장 공략에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26일 중국 선전 소재의 스마트폰 제조사 쿨패드 고위 임원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올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동남아, 유럽,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미 등 내수 중심으로 성장한 스마트폰 제조사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야심을 감추지 않는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신제품 ‘Mi3’ 발표 무대에서 “이제 전 세계가 샤오미를 공부해야 할 시간이 됐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중국 제조사들에게 해외 사업 확장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2011년에서 2013년 사이에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상반기 중국 휴대폰 출하량 중 89%는 스마트폰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동안 인도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은 28%에 그쳤다.
피터 유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에 도달하고 있다”며 “계속 성장하고 싶다면 눈을 돌려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키란지트 카우어 IDC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는 가격경쟁이 너무 치열하다”고 전했다.
양위안칭 레노버 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중국을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신흥 중국 업체들이 모두 해외진출시 성공이 보장돼 있진 않다. 레노버나 화웨이의 경우 신흥 시장에서 마케팅 비용 증가분과 스마트폰 유통망 확장을 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쿨패드, 샤오미 등의 업체에겐 도전적인 상황이다.
지난 주 레노버는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동남아 시장에서 4배, 동유럽에서 6배 급등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6배 이상, 남미에서 4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 공략에 있어 또 다른 장벽은 지적재산권이다.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처럼 방대한 수준의 국제 특허를 보유하지 못한 일부 중국 기업은 해외,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사업을 확장하면 대규모 특허 소송에 휘말릴 위험에 직면해 있다. 피터 유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이들 업체는 특허 소송에 그다지 우려할 필요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올해 초 레노버는 일본 IT기업 NEC의 휴대폰 관련 특허를 사들였다. 또 29억1000만달러를 들여 구글이 보유한 모토로라모빌리티 휴대폰 사업부 인수 절차를 밝고 있다. 이 같은 행보를 통해 레노버는 새로운 유통망과 특허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단위: %) / 자료:IDC>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