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발병한 에볼라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떨고 있다. 지금까지 14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검증된 치료제는 없다. 이 병에 걸리면 10명 중 9명이 생을 마감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어떻게 시작됐나
에볼라는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강 근처 마을과 수단 외곽 지역 2곳에서 처음 발생했다. 에볼라강의 이름을 따 에볼라 바이러스로 병명이 정해졌다. 바이러스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에볼라 숙주를 과일박쥐(Pteropodidae)라고 추정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퍼진 서아프리카 주민들은 단백질 섭취를 위해 과일박쥐를 먹는다. 가디언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옮기는 중간 매개 동물인 과일박쥐를 직접 섭취할 경우 감염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보통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과 사람이 접촉 후 사람 간 전파에 의해 확산된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혈액 또는 대변, 소변, 침, 정자 같은 분비물이나 체액이 피부상처 또는 점막을 통해 직접 접촉 시 감염된다. 인간과 원숭이, 고릴라, 침팬지 같은 유인원에서 발생한다. 에볼라 바이러스 잠복기는 적게는 2일, 많게는 20일이다. 잠복기 후 갑자기 발병하며 열, 오한, 두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있으며 구토, 인후통, 복통, 설사를 일으킨다. 저혈압과 출혈에 의한 다발성 장기 손상이 발생하여 발병 후부터 7~14일경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회복하는 경우에는 발병 10~12일 후부터 열이 내리고 증상이 호전된다. 치사율은 90%다.
◇에볼라 바이러스 예방법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자연숙주와 감염경로가 잘 밝혀지지 않아 초기 감염을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 에볼라 바이러스병이 발견된 이후 추가 전염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를 격리시켜 환자의 혈액과 분비물이 타인에게 접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에볼라 바이러스병 유행지역에서는 박쥐, 설치류, 유인원 등과의 접촉을 피해야 하며, 에볼라 바이러스병 환자 또는 의심환자와의 직접 접촉도 피해야 한다. 유행지에서는 손씻기 등의 기본적인 생활수칙을 지켜야 한다. 유행지를 다녀온 경우, 최장 3주까지 발열, 오한, 두통,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발생하지 않는지 경과관찰이 필요하다.
유행지역의 의료기관은 에볼라 출혈열을 확진할 수 있는 검사체계와 환자 발생 시에 환자를 격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 의료진과 방문객은 전염되지 않도록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해야한다. 개인보호장비는 최소 장갑(비투과성), 부츠(방수고무씌우개), 마스크, 눈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안경이나 얼굴덮개 등을 포함해야 한다. WHO는 환자가 사용한 바늘과 같은 물건들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권고된 감염통제방안을 따라야 한다고 강력하게 강조했다.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를 돌봤던 많은 의료진이 바이러스에 걸렸다.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하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의료인 120명 이상이 숨졌다고 WHO가 최근 발표했다. WHO는 의료진들이 환자 진료 시 보호 장비를 완벽하게 착용하지 않아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이 에볼라 예방법을 엄격히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혈액과 분비물에 바이러스가 있는 한 감염성이 있기 때문에 환자는 퇴원 전까지 실험실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가 체내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지를 전문 의료진으로부터 진단받아야 한다. 남성의 경우 회복 후 최대 7주간 정자로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성접촉을 피하거나 피임기구를 사용해야 한다.
◇에볼라 바이러스 국내 전파 위험성은?
전문가들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은 높지만 전파력이 약하기 때문에 국내 전파율은 낮다고 주장한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치사율은 높지만 우리나라 의료 관리 수준을 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국내 유입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주장했다. 김 과장은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병한 아프리카 국가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의심 증상이 있는 이들은 출국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의심 증상이 없어도 에볼라 감염 환자와 접촉했던 이들은 잠복기간이 지나기 전에는 출국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공항에서 적외선 감시 카메라를 이용해 입국자들의 체온을 체크한다. 또 국립검역소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온 이들을 20일동안 추적 감시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택 과장은 “에볼라 바이러스 국내 유입 가능성이 정말 낮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WHO는 지난 8일 에볼라때문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발생 국가 여행을 제한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에 대해 특별여행경보, 나이지리아는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특별여행경보는 기존 여행경보 단계와는 관계없이 해당 국가 전체 또는 일부지역에서 단기 철수를 요청하는 것이다. 특별여행주의보는 해당 국가와 지역에는 긴급용무가 아닐 경우 귀국, 가급적 여행 취소·연기(관광 목적 방문은 반드시 삼가)를 요청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와 사망자 발생현황
WHO 8월 22일 발표. 20일까지 누적 자료 제공:WHO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