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나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 거대 자본이 국내 게임 기업 쇼핑에 나선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중국 IT 업체는 국내 게임 판권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뿐 아니라 국내 개발사를 현지로 데려가 몸집을 더 키우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엄청난 자본으로 국내 게임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중이다.
국내 게임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큰 손으로 떠오른 건 단연 중국 텐센트다. 국내에서 개발한 게임을 중국에 공급했던 유통업체에 불과했던 텐센트는 이제 시가총액 1600억달러(약 165조원)에 육박하는 명실 공히 아시아 1위 게임 회사다.
IT업계 공룡으로 성장한 텐센트는 재작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했다. 약 13%의 지분을 확보해 김범수 의장에 이은 2대 주주로 등극했다. 텐센트는 우리나라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크로스파이어’로만 1조원 이상을 벌었다. 한국 게임으로 재미를 본 텐센트가 본격적인 한국 게임 기업 투자에 물꼬를 거래였다. 올해 4월 텐센트는 CJ게임즈에 약 5억달러(약 5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지분 투자로 CJ게임즈의 지분을 약 30% 보유해 3대 주주가 됐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모바일 게임 산업 진출을 선언한 중국 ‘알리바바’행보도 눈길을 끈다. 지난 4월 공식적으로 국내 게임 지사 ‘알리바바게임코리아’를 세우고 국내 다양한 게임 업체와 만나 지분 투자에 나섰다. 이미 ‘아이러브커피’ 등 모바일 게임의 대중화의 1등공신 국내 게임기업 파티게임즈와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알리바바는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게임 ‘블레이드’를 개발한 네시삼십분과도 제휴를 맺은 상태다.
중국 거대 게임 기업의 자본이 국내로 유입되는 현상에 대한 찬반도 갈린다. 자금 유입으로 국내 게임 시장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게임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국내 시장을 벗어나 광활한 중국시장에서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견해다.
반면에 국내 개발사의 기획 능력이나 아이디어, 핵심 기술 등이 지속적으로 유출돼 장기적으로는 국내 게임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중국이 지속적으로 국내 게임의 판권을 사들일 경우에 높아질 중국 시장 의존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국 게임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에게 넘어간 상태에서 지금처럼 중국 자본의 국내 유입이 지속될 경우 국 중국 종속 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며 “중국 자본이 어느 정도로 국내에 유입되는지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상태에서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