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올인원` 스마트 셋톱박스 출시···기술 차별화로 승부

현대HCN(대표 강대관)이 유료방송업계 최초로 ‘올인원(All-in-One)’ 스마트 셋톱박스를 선보이며 차세대 미디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본격적으로 개화한 스마트 셋톱박스 시장에서 사용자 편의성과 기술 차별화를 무기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현대HCN은 28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 셋톱박스 ‘현대HCN 스마트’를 선보였다. 업계 처음으로 케이블TV 방송, 스마트TV 기능, 와이파이(30~70Mbps), 미러링, 음성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셋톱박스 하나로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강대관 현대HCN 대표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무선 통신, 세컨드 TV 등을 셋톱박스 하나에 담아 혁신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자사 2014년 스마트TV에 탑재하는 칩세트(Chip Set)를 스마트 셋톱박스용으로 전환해 탑재했다. 일부 경쟁사가 구글TV가 제공하는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경쟁사와 UI를 차별화하면서 스마트TV와 동일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HCN은 TV 화면 중앙을 중심으로 정보가 회전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사용자 시선이 불필요하게 움직이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PIP(Picture in Picture) 시스템을 도입해 특정 채널 시청 중에도 다른 채널을 영상으로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다.

TV와 스마트기기로 서로 다른 방송 콘텐츠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세컨드 스크린(Second Screen) 기능도 강점이다. 그동안 세컨드 스크린은 TV와 동일한 채널만 시청할 수 있거나 일부 화면만 공유할 수 있는 등 한계가 있었다.

현대HCN 스마트는 서로 다른 VoD를 TV와 스마트기기에서 각각 시청할 수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용 신호를 헤드엔드(Headend)에서 별도 송출하는 경쟁사 제품과 달리 셋톱박스가 직접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스마트기기에 안정적으로 VoD를 제공한다.

리모컨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사용자 목소리로 채널이동, 인터넷 검색 등 셋톱박스 기능을 제어하는 음성인식 기능은 무려 90%에 가까운 인식률을 구현한다. 방향키 부분은 터치패드를 탑재해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스크롤·토글·스와이핑 방식으로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슬립모드 기능을 이용하면 셋톱박스 대기전력을 1W 이하로 유지해 소비전력도 절감할 수 있다.

현대HCN은 내달 1일부터 TPS·DPS 스마트 셋톱박스 결합 상품을 선보인다. 이용 요금은 2년 약정 기준 월 2만원대 후반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강대관 대표는 “급변하는 방송시장에서 시청자에 가장 필요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정 현대HCN CTO가 스마트 셋톱박스 `현대HCN 스마트`를 소개하고 있다.
권기정 현대HCN CTO가 스마트 셋톱박스 `현대HCN 스마트`를 소개하고 있다.

◇미니인터뷰-권기정 현대HCN 최고기술책임자(CTO)

권기정 현대HCN 최고기술책임자(CTO)
권기정 현대HCN 최고기술책임자(CTO)

“그동안 출시된 스마트 셋톱박스는 내부에 탑재된 앱을 구동하는 것이 전부였어요. 현대HCN은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진정한 스마트 미디어에 주목했습니다. 고객이 만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현대HCN 스마트를 총괄 기획하고 개발을 진두지휘한 권기정 현대HCN CTO는 사용자 편의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구글이 최근 스마트 셋톱박스가 아닌 OTT(Over the top)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구글TV)는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삼성전자와 함께 스마트TV용 칩세트를 스마트 셋톱박스용으로 전환해 약 6개월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권 CTO와 현대HCN 개발팀의 신념은 시청 패턴을 분석해 방송 콘텐츠를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음성 인식 기능, 리모컨 터치패드 등 경쟁사와 차별화된 새로운 기능으로 나타났다.

그는 내년 하반기까지 각 권역에 스마트 셋톱박스를 대중화할 계획이다. 향후 3년 내 셋톱박스 하나로 가정 내 모든 IT 기기를 제어하는 홈 네트워킹 서비스도 선보인다는 목표다.

권 CTO는 “이번 제품으로 스마트TV 서비스 개념을 바꿨다”며 “스마트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상식이 통하는 에코시스템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