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시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수혜는 해외 기업이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주요 제조 국가인 한국·미국·중국 태양광 기업 상반기 실적 분석 결과 국내 기업 실적 개선이 가장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퍼스트솔라, 선파워와 중국 캐나디언 솔라, JA솔라 등 주요 기업은 상반기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영업이익률도 5~8%대까지 끌어 올리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에 국내 기업은 OCI, 한화를 제외한 대다수 기업이 여전히 적자를 지속했다.
미국 퍼스트솔라는 6개월 동안 매출액 14억9000만달러, 영업이익 1억3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85%에 달했다. 또 다른 미국 기업인 선파워는 같은 기간 매출액 12억달러, 영업이익 7955만달러를 거둬들였다.
중국 기업도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캐나디언 솔라는 상반기 매출 10억8600만달러, 영업이익 9470만달러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률도 업계 정상권 수준인 8.72%를 기록했다. JA솔라도 매출액 7억600만달러, 영업이익 4050억달러를 올리는 등 전반적으로 시황 개선에 따른 수혜를 누렸다.
반면에 국내 기업 실적은 저조했다. OCI와 한화케미칼이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낮은 영업이익률이 발목을 잡았다. OCI의 폴리실리콘 사업이 속한 베이직케미칼 부문 상반기 매출은 1조50억원, 영업이익은 44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4.3%지만 기타 화학사업 실적을 제외하면 태양광 사업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케미칼은 매출 1조원, 영업이익 255억원의 성적표를 방았다. 1분기 영업이익 241억원으로 태양광 사업 진출 3년 만에 흑자전환했지만 2분기 영업이익이 14억원으로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2.6%까지 떨어졌다. 태양전지·모듈을 생산하는 LG전자 현대중공업 태양광사업부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기업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태양전지·모듈 제조기업 신성솔라에너지는 상반기 매출 859억원,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했고 잉곳웨이퍼를 생산하는 웅진에너지도 손실액이 85억원에 달한다. 넥솔론은 상반기 매출 1791억원, 영업손실 248억원을 기록했다.
태양광 훈풍이 국내 기업에 미치지 않는 이유로는 안정적 내수 시장의 부재와 높은 생산 원가를 지목한다. 중국은 지난해 10GW 설치량을 기록했고 올해 12GW를 신설할 예정이다. 미국도 올해 6GW를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대다수 중국과 미국 기업 모듈 생산원가가 와트당 0.5달러대에 진입하면서 국내 기업에 비해 20% 이상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에서 경쟁이 쉽지 않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산업투자조사실 박사는 “국내 태양광 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해 가격경쟁력에서 열세”라며 “현상황이 지속되면 세계 태양광 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 입지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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