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기술, 국가연구망(KOREN) 타고 해외 전파

미래네트워크 연구시험망(KOREN, 코렌)이 ‘의료한류 전도사’로 나섰다. 국내 병원과 해외 병원 사이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시간 수술 중계 등 의료협업을 주선한다. 국내 의료기술의 전파 효과와 함께 영상, 네트워크 등 국산 ICT 장비의 해외 진출도 기대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정보화진흥원 강당에서 40여 사업 참여기관과 실증시험과제 수행기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실증시험과제 착수 보고회 및 청렴서약식’을 가졌다. 코렌 기반 의료기술 전파는 정보화진흥원이 선정한 6개 실증시험과제 중 하나다.

NIA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의료분야 동남아 진출의 디딤돌을 놓게 됐다”며 “동시에 국산 네트워크 장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55개국에 퍼져 있는 코렌은 상용망에 적용하기 어려운 네트워크 기술 시험 검증과 실증 시험을 지원하는 비영리 네트워크다. 정보화진흥원은 유라시아 초고속 국제 연구시험망(TEIN), 말레이시아 연구·선도서비스망(MYREN)과 코렌을 연결한다. 우선 말레이시아 현지 병원인 선웨이 메디컬센터에 국산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한다.

국내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이 의료 협력을 지원한다. 수술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양측 의료진이 의료 세미나 등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수술 장면 외에 각종 시술 장면을 주문형비디오(VoD) 형태의 콘텐츠로 제작해 제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정보화진흥원은 이달 초 선웨이 메디컬센터와 의료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11월까지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르면 연말부터 의료 콘텐츠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보화진흥원은 이미 외교부,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피지 재외공관을 이용한 ‘원격 의료상담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현지 의료진에게 수술 장면을 비롯한 실질적인 의료기술과 콘텐츠를 전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업에서는 라우터와 스위치, 무선 접속장비(AP)를 비롯한 국산 네트워크 장비와 영상 솔루션이 현지 병원에 구축된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병원에서 사용하는 외산 장비도 국산 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