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달 탐사 협력에 착수하면서 우주기술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달 탐사 계획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비용 절감 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협력이 성사된 것은 그동안 다양한 위성을 개발해 운용했고,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클럽에 가입하면서 대외적으로 기술력을 입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엇을 얻을 수 있나
우리나라의 달 탐사 완료시점은 당초 2025년에서 2020년으로 당겨졌다. 5년이나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외부 기술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양측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다. NASA가 2017년에 달착륙선을 싣고 발사할 발사체에 우리나라의 시험용 달 궤도선을 실어 보내고 NASA는 우리나라 달 궤도선의 통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NASA에서는 별도의 궤도선을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는 비용절감은 물론이고 궤도선 핵심인 궤도진입기술 분야에서 검증된 기술을 보유한 NASA의 도움을 받아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전부터 수차례 NASA와 달 탐사 협력을 시도했다. 지난 2008년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8개국이 NASA가 추진하는 ‘국제 달 네트워크(ILN)’ 참여를 추진했지만 미국 정부의 우주정책 변화로 2018년 이후로 연기됐다.
2011년에도 NASA 산하 연구기관인 에임즈연구센터와 달 표면 연구 공동수행을 논의했지만 NASA 본부가 채택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이 때문에 이번에 NASA 본부와 직접 맺은 ‘연구협정’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번 협력 기회를 잘 살리면 우리나라 우주기술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는 평가다.
◇내년 정식 협력 계약 기대
연구협정은 구속력이 없지만 협력을 전제로 구체적 협력 분야를 찾는 것이다. 양측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워킹그룹은 연말까지 협력 분야와 방안을 구체화한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 구속력이 있는 정식 협력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이달부터 시작하는 워킹그룹 논의에서 연구 어젠다와 방향, 계획 등을 논의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 정식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에임즈연구센터와 했던 협력 논의가 NASA 본부의 최종 결정을 받아야 하는 단계가 남아 있던 반면에 이번에는 처음부터 NASA 본부와 협력하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송준영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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