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자동화(EDA) 툴 전문업체 멘토그래픽스가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보안의 핵심인 자사 검증·에뮬레이션(Emulation) 툴로 시장 입지를 굳히기로 했다.
한국멘토그래픽스(대표 양영인·이하 멘토)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반도체 보안 전략’이라는 주제로 ‘멘토 포럼(Mentor Forum) 2014’를 28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월든.C 라인스(Walden C. Rhines) 멘토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운용체계(OS)는 기본이고 하드웨어(HW) 단계인 칩 설계에서부터 완벽한 신뢰성을 보장해야 보안을 지킬 수 있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기기나 모바일기기, 자동차용 툴 개발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 시대는 기본적으로 기기 간 통신, 기기와 사람 간 네트워크가 형성되기 때문에 지금보다 보안에 취약하다. 반도체 회로를 악의적으로 바꾸거나 성능을 저하시키면 반도체가 탑재되는 전자기기, 더 나아가선 시스템 보안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월든 회장은 “앞으로 EDA 툴은 사이버 보안 대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단계에서 발생 가능한 보안 문제는 부채널(Side Channel) 공격, 위조, 칩 속 악의적인 논리 회로를 넣는 방식 등 세 가지다. 사이드 채널 공격은 주로 암호화 단계에서 전력 사용 패턴을 이용해 암호키를 추론, 정보를 빼내는 식이었으나 최근 다른 공격 방법이 계속 등장하는 추세다. 게다가 반도체 공정이 발달할수록 설계와 제조 단계가 늘어나기 때문에 공격 가능성도 높아진다.
월든 회장은 “지금까지는 반도체 설계 후 당초 적용한대로 칩이 작동하는지만 살펴봤으나 앞으로는 칩이 수행하지 않아야 할 기능을 구현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며 “설계할 때 칩에 보호 매커니즘을 넣을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을 내년께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멘토는 설계자산(IP) 검증, 열 해석, 에뮬레이션 툴이 주력이다. 특히 칩을 설계·제조하는 각 단계에서 이를 검증할 수 있게 했다. 사인오프(Signoff) 공정에 적용해 칩 제조 시간을 줄인 검증 프로그램 ‘퀘스타(Questa)’, LPDDR4 등 고성능 메모리 제품의 검증 속도를 높이는 에뮬레이션 솔루션 ‘벨로체(Veloce)’ 등이 대표적이다.
멘토는 한국 지사도 지속적으로 키울 예정이다. 월든 회장은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삼성전자 등 정보통신(IT) 업계의 선도 주자들도 있는 만큼 연구개발(R&D) 센터를 강화하고 우수 인재를 영입하는 등 한국 지사를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