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에서 대규모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본격 가동한다. 중국 현지에서 완벽한 현지 일괄 생산 체제를 구현했다. 세계 최대 TV 시장인 중국을 밀착 공략해 글로벌 선두를 굳힌다는 목표다.
LG디스플레이(대표 한상범)는 1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첨단기술산업 개발구에서 투입 원판 기준 월 6만장 규모의 8.5세대(2200×2500㎜) LCD 패널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한상범 사장, 조준호 LG 사장, 김대훈 LG CNS 사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들이 총출동했다. 또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광둥성 및 광저우시 중국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스카이웍스·창홍·하이센스·콩카 등 중국 현지 주요 고객사 대표 300여명이 참석했다.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LCD 패널 공장을 구축한 것은 현지 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로 커진데다 관세 인상 등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광저우 공장은 지난 2012년 첫 삽을 뜬 이후 2년 4개월간 공사를 거쳐 최근 가동에 돌입했다. 기존 모듈 공장과 기숙사, 협력사 단지 등을 합하면 총 200만㎡(약 60만평) 부지 규모에 이른다. 이 공장에서는 초고화질(UHD)·고화질(HD) 해상도의 55·49·42인치 대형 TV용 LCD를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기존 중국의 옌타이, 난징의 모듈 공장은 중소형 패널을 양산한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LCD 패널 공장의 생산량을 오는 2016년까지 최대 생산 능력인 월 12만장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광저우 공장은 수율 확보와 인건비, 지리적 이점을 이용한 물류비 절감 효과 등으로 이미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상범 사장은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은 위기 속에서도 미래 시장을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했던 것”이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9.1인치 이상 대형 LCD 시장에서 지난 2009년 4분기 이후 19분기 연속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번 광저우 패널 공장 설립은 LG디플레이차이나(LGDCA)가 주도했다. LGDCA는 LG디스플레이와 광저우개발구, 중국 최대 TV 세트업체인 스카이웍스가 각각 7:2:1의 비율로 투자한 합작사다. 이번 광저우 공장 설립에 4조원가량을 투입했다.
미니 인터뷰-한상범 사장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지만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만큼은 예외를 두고 싶습니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최저의 가격으로 공급해 ‘싼 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중국 광저우 8.5세대 LCD 패널 공장 준공식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판단에는 LCD 시장에서 기술 차별화가 더 이상 한계에 다다랐다는 현실이 존재하고 있다.
한 사장은 “이미 우리나라 LCD 패널 업체들과 대만, 심지어 중국 업체의 기술 격차는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며 “특히 시장이 포화되면서 결국 가격 경쟁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내세우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는 중국 광저우 공장이 LCD 패널 시장의 공급 과잉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적어도 중국 시장에서는 걱정할 만한 수준으로 공급이 넘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국내에서도 올 하반기 OLED 라인을 추가하고 6세대 LTPS 라인까지 전환하면 설비 투자를 유지하는 동시에 수급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개요
광저우(중국)=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