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잭 마와 제프 베조스,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혁신가

잭 마 알리바바 회장과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1964년생으로 세계 양대 온라인 유통 기업을 일군 IT 업계의 거물이다. 둘 다 빠른 혁신을 이룬 강한 추진력으로 유명하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쾌활한 혁신가, 잭 마

잭 마는 20대 후반 대학강사를 그만두고 통역회사를 차렸다. 이후 1995년 미국에서 인터넷을 처음 접하고 중국 최초의 인터넷 관련 회사 ‘차이나 페이지스’를 설립했다. 하지만 중국 내 인터넷 붐이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별로 큰 관심을 얻지 못했고 1999년 두 번째 회사를 설립했다. 알리바바다.

17명의 친구와 함께 개설한 온라인 마켓 알리바바는 주목받기 시작했다. 말솜씨가 좋고 주위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잘했던 그는 직원들과 가족처럼 뭉치며 회사를 일궜다. 설립한 해 골드만삭스와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으며 급성장했다.

그는 “우리는 젊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온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회사 내 쾌활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금도 매년 강당에서 임직원들이 모여 장기자랑대회를 연다. 또 새로 결혼한 임직원들을 모아놓고 축하하는 자리도 가질 정도다.

알리바바는 자금 조달 등 어려움도 겪었지만 회사 임직원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며 그가 원하던 회사 문화와 가치를 구현해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그는 미국 IPO를 신청한 뒤 직원들에게 “유례없이 힘든 일이 닥치고 압박이 가해지겠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하고 우리의 미션과 문화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냉철한 혁신가, 제프 베조스

제프 베조스는 강한 추진력으로 유명하다. 초기 언론 인터뷰도 많이 하지 않으며 미지의 인물이었지만 미국 언론사 워싱턴포스트 인수, 드론 배달 서비스 등으로 그는 IT 업계의 혁신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999년 미국 인터넷 닷컴 버블이 사라질 때 시장에 아마존이 비용절감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진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아마존이 직원들에게 공짜로 지급하던 유일한 물품인 ‘아스피린’마저 없앴다. 성공에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해내는 결단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지난 2011년 폭염으로 물류창고에서 일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도 작업을 중단하던 다른 회사와는 정반대의 방법을 쓴 것도 인상적이다.

그는 폭염이 지속되던 5일 동안 아마존 물류창고 밖에 앰뷸런스와 의료진을 대기시키고 업무를 지속했다. 미국 동부지역의 고객 물품 배송을 책임지고 있던 물류창고이기 때문에 그는 작업을 중단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존 직원들은 그를 매우 철저한 이상가로 평가한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직원은 “크게 웃는 표정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지만 사실 그는 매우 까다롭고 철두철미한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