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연도별 세계 로봇 시장 현황(단위:억달러)
“가짜로 웃지 마세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어설프게 웃자 로봇 ‘페퍼’는 진짜로 웃으라고 지적했다. 페퍼는 사람의 얼굴과 음성을 통해 감정을 인식하는 로봇이다. 페퍼는 내년 2월부터 판매된다. 영화 속에나 나올 법했던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로봇이 상용화될 날이 머지 않았다.
◇전 세계 로봇 시장
전 세계 로봇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중국, 일본 등 여러 국가들이 로봇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여기고 지원하고 있다. 월드로보틱스에 따르면 2012년 세계로봇시장은 전년대비 5% 성장한 133억달러 규모다. 로봇산업은 연평균 14%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의 경제 효과는 10년 후 1조7000억~4조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서비스용 로봇 시장
그 중 가장 많이 성장한 시장은 페퍼와 같은 서비스용 로봇 시장이다. 2012년 서비스용 로봇 시장 규모는 약 46억달러로 전년대비 10.2% 성장했다.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전문서비스용과 개인서비스용으로 나뉜다. 전문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34억달러로 전년대비 4.4% 감소했다. 전문서비스용은 의료, 국방, 필드 등 전문분야에 쓰이는 로봇이다. 의료로봇은 수술·치료 로봇 중심으로 15억달러의 시장규모를 형성했다. 국방로봇은 무인항공기, 지뢰탐지로봇을 중심으로 6억달러 규모다. 필드로봇은 젖소 우유를 짜내는 착유로봇의 증가로 8억5000만달러의 시장을 형성했다.
개인서비스용 로봇분야의 핵심 영역은 가정용 로봇이다. 노약자 재활보조 로봇의 경우 2011년 156대가 팔리며 계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월드로보틱스는 각국이 재활보조로봇 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향후 20년 이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2012년 개인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12억2000만달러 규모로 전년대비 94% 증가했다. 특히 가정용 청소로봇 분야가 성장을 견인했다. 청소로봇은 7억달러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로봇 시장은 장난감용, 교육용 로봇을 중심으로 약 5억달러 정도의 시장을 형성한다.
◇제조업용 로봇 시장
자동차, 전자, 금속산업에 쓰이는 로봇이 제조업 로봇 성장을 이끌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제조업 로봇 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체리자동차, 폭스콘, BOE, 베이징자동차 그룹(BAIC) 등 중국 기업들이 최근 생산 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을 밝혔다. 해마다 오르는 임금과 달리 로봇 가격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세계 2위 로봇시장이었던 중국이 일본을 앞지르며 세계 1위의 로봇 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산업용 로봇 매출(대수 기준)은 2013년 2만5000대에서 2016년 3만8000대로 늘어나며 세계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산업용 로봇 총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2008년 7.0%에서 2013년 15.4%, 2016년 19.8%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빠른 산업화와 인건비 상승이 중국 산업용 로봇의 수요 급증을 이끄는 원인이다. 중국 정부는 ‘국가 중장기 과학기술 발전계획 요강(2006∼2020년)’을 중심으로 로봇을 중점 개발하고 있다. 각 지역정부도 2015∼2020년까지 로봇생산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로봇의 등장 자체가 중국 전자제조업계가 인건비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는 증거”라며 “앞으로 중국 인구수 만큼이나 많은 공장 로봇들이 중국의 제조현장을 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은 아직 자체 로봇생산 기반이 약한 탓에 외국 기업들이 독차지 하고 있다. 일본 야스카와, 화낙(FANUC), 독일 쿠카(KUKA), 스위스 ABB 등 4대 기업이 중국 시장의 57.5%를 차지한다. 2012년 기준 중국 로봇 생산시장에서 토종기업의 점유율은 8%에 불과하다.
월드로보틱스는 중국 외 북미와 브릭스(BRIC’s)국가의 수요 증가로 로봇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전기전자 산업의 지속적 자동화 투자와 동남아시아와 중동 및 동유럽 국가의 수요증가는 산업용 로봇시장 성장의 긍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연도별 세계 로봇 시장 현황>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