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가 약세를 지속하며 올 하반기 일본 주요 수출기업의 수익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닛케이신문은 달러대비 1엔이 변동될 경우를 가정한 연간 이익 변동액과 일본 주요 수출기업의 상정환율을 바탕으로 하반기 영업이익 영향을 추산한 결과를 2일 보도했다. 현재 1달러 당 104엔 전후로 약세를 보이는 환율이 지속된다면 올 하반기 주요 수출기업 20개사의 영업이익은 총 2000억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엔저로 인한 반등 효과를 가장 크게 보는 업체는 자동차 제조사다. 도요타 자동차 등 7개사는 올 하반기 총 1578억엔의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판매 비율이 90% 가까운 마쓰다 등 해외에서 영업을 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과거 급격한 환율 변동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해외 생산을 늘리는 노력을 지속 해왔다. 한때 달러 대비 1엔이 움직이면 연간 200억엔 이상 영향을 받던 혼다는 현재 120억엔에 그치는 수준이다.
전자제품과 정밀기기 업체 등도 반등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히타치 등 전자업체 4곳은 하반기 영업이익이 총 200억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캐논 등 정밀기기 7개사와 코마츠 등 기계업체 2곳은 각각 130억엔의 효과를 기대한다.
모리타 마코토 일본 다이와증권 관계자는 “달러대비 1엔이 약세를 보이면 주요 200개 기업의 올해 경상이익 증가 비율은 0.5%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 약세가 역풍으로 다가오는 업계도 있다. 일본 제지는 올해 영업이익이 8억엔 줄 것으로 예상된다. 종이의 원료가 되는 나무조각 등을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제품 등 원료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메이지 홀딩스도 약 3억엔의 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한편, 달러화 이외에 유로화와 신흥국 통화의 움직임이 일본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정세가 불안정한 유럽의 경기 불확실성으로 유로화가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엔화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면 소니, 리코 등 정밀기기 업체의 영업이익은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통화 약세도 자동차 산업에 불안 요소다. 혼다는 올해 4~6월 브라질 레알화 하락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 시장에서 강세인 스즈키도 루피화 하락으로 이익이 줄었다.
주요 기업의 상정환율과 영업이익 증가액
(자료:닛케이신문, 1달러당 104엔, 2014년 10월~2015년 3월 기준)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