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3일 총파업 강행...일선 영업점은 `정상운영`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김문호·금융노조)이 2000년 이후 14년 만에 금융권 총파업에 돌입한다.

2일 금융노조는 중구 다동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파업 참가 조합원은 3일 목동종합운동장에 모여 파업 집회를 열 예정이다.

노조는 회견문에서 “관치금융 철폐와 임단협 투쟁 승리를 위해 총파업에 돌입키로 했다”며 “요구사항과 현안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9·3 총파업을 시작으로 10월과 11월에 걸쳐 2, 3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비정규직·무기계약직 차별 철폐 △모성보호 및 양성평등 실현 △정년연장, 통상임금 문제 해결 △성과문화 척결 등을 산별 임단협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이밖에 금융권 최대 현안인 △외환은행 노사정 합의 준수 △KB금융 낙하산 인사 문제 해결 △금융공기업 정상화대책 저지 △NH농협 신·경분리 부족자본금 지원 등 지부별 현안 해결도 촉구했다.

노조는 3일 총파업에 37개 지부 조합원 6만5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앞서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하나금융지주의 외환·하나은행 조기통합 추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노사정 신뢰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노조는 지난 4월부터 18차례에 걸쳐 임단협 교섭에 나섰으나 성과가 없자 교섭결렬을 선언했고, 지난달 23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종료되고서 총파업을 결의했다. 앞서 금융노조는 2000년 7월 정부 주도의 인위적 합병에 반대하며 24개 사업장, 6만5000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편, 금융노조의 총파업에도 일선 은행 영업점은 대부분 정상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경우 영업점은 분회장을 비롯한 1~2명, 본점 부서는 조합원의 최대 절반가량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파업 참여 인원이 매우 적을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가운데 파업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은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의 조기통합과 관련해 조합원 총회를 열지만, 금융노조 총파업과는 별개로 이뤄진다.

경영진 내분 사태로 회장과 행장이 대립각을 세우는 국민은행 노조 역시 실제 파업 참여 규모는 제한적이다. 이번 파업의 이슈에 금융공기업 임금·복지 삭감 반대가 포함됨에 따라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파업 참여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