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IFA 2014’는 웨어러블 정보통신(IT) 기기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장이다. 그동안 운동용 밴드 등에 국한됐던 웨어러블 시장에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기기들이 본격 등장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성능·모양·소재를 채택한 스마트워치들이 한자리에서 경연을 펼친다. 삼성전자 ‘기어S’, LG전자 ‘G워치R’, 소니 ‘스마트워치3’, 모토로라 ‘모토360’, 아수스 ‘젠워치’ 등 기존 스마트폰·PC 제조사가 앞다퉈 신제품 발표를 예고했다.
IFA행사와 별도로 애플도 오는 9일 ‘아이워치’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돼 스마트워치 경쟁에 가세한다.
G워치R, 스마트워치3, 모토360, 젠워치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에 기반을 뒀고, 기어S는 삼성전자 독자 OS인 타이젠을 적용했다. 삼성은 커브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2인치 대화면이 강점이다. G워치R와 모토360은 각각 OLED와 LCD로 둥근 화면을 구현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밴드 소재는 고무, 가죽 등 다양하다. 소니 스마트워치3는 무선충전 기능을 더해 편의성을 높였다.
스마트워치는 작은 면적에 팔목에 차고 사용한다는 게 장점이자 한계다. 대부분 스마트워치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웨어러블 기기 전용으로 출시된 퀄컴 1.2㎓ ‘스냅드래곤400’을 탑재했다. 연산처리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스마트폰과의 연동도 안드로이드OS는 선택 폭이 넓지만 타이젠OS를 사용한 삼성전자 기어S는 타사 스마트폰과 연동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 대신 3세대(3G) 이동통신 무선망이나 와이파이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연계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직접 통신이 가능한 만큼 듀얼코어(1.0㎓) AP를 탑재했다.
스마트워치는 지난 2012년 LG전자가 출시한 ‘프라다링크’처럼 꾸준히 등장해왔다. 최근 스마트폰 업체들이 앞다퉈 출시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스마트폰 시장 포화, 전력효율 상승, 통신망과 부품 기술 발달이 맞물려 있다. 수요보다는 시장 상황이 만들어낸 경쟁 구도라 수요를 창출하는 게 제조업계의 숙제로 부상하게 됐다.
스마트워치 제조로 습득한 노하우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계기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웨어러블 기기의 주요 과제 중 전력공급 문제를 해결하고자 배터리 소모량이 큰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워치를 개발하면서 노하우를 쌓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비해 생태계 성장 견인 효과는 적지만 다른 웨어러블 기기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기술 개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