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성공을 돕는 문제상황 탈출법]<34>사양산업은 없다, 사양기업만 있을 뿐!

핵심 제품에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융합하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인터페이스와 피아트의 공통점

복사기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A사장은 업계 전체의 불황으로 최근 복사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고민이다. 장고 끝에 가격을 30% 할인 판매하고, 구매 시 필수 부속품인 잉크 한 개를 무료로 증정하기로 했다. 이 정도면 복사기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 기대했는데, 막상 시행해 보니 예상과 달리 판매가 저조하다. 침체된 시장에서 매출을 늘리기 위한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일까?

카펫 제조업체 인터페이스의 사례를 보자. 이 기업은 매출이 정체되자 미국 소비자들이 카펫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매번 먼지를 털고 빨아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문제를 확인한 인터페이스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문제 상황의 A사장 방식처럼 하자면 먼지떨이 청소도구를 무료로 끼워주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인터페이스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카펫을 조각 타일 형태로 만들어 고객의 집에 깔아주고, 이것을 관리해주는 리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매월 서비스 요금을 지불하면, 인터페이스가 정기적으로 찾아가 카펫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해주는 것이다. 카펫을 조각 타일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에 고객들은 집에 놓은 카펫이 더러워져도 일부분만 새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고객은 더 적은 비용으로 카펫을 관리할 수 있게 됐고, 인터페이스의 매출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정체된 시장에서 매출을 높인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이탈리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유럽연합 산하의 환경단체인 T&E(Transport & Environment)로부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이라는 압력을 받았다. 대부분의 업체는 CO2 절감형 엔진을 만들어 이에 대응하려 했다. 하지만 피아트 자동차는 달랐다. 기존 엔진에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융합시킨 ‘에코 드라이브(Eco Drive 서비스’를 통해 T&E의 요구조건을 충족시켰던 것이다. 피아트는 먼저 운전자의 운전습관과 환경오염과의 관계를 파악했다. 급정거를 하면 CO2 배출량이 많아지는 습관이 그 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정보를 분석해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개선할 방법을 제안했다. 또 환경 개선을 위해 다른 운전자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만들었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피아트 자동차는 2009년, 세계에서 가장 적은 CO2를 배출하는 자동차 브랜드로 뽑혔으며, 평균 15~20% 연비 효율을 높임으로써 급격한 매출 신장을 이룰 수 있었다.

인터페이스와 피아트는 모두 제조업체였지만 제품과 연결된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선사했다. 이처럼 관련 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제품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제품의 서비스화(Product Servitization)’라고 한다. 즉 제품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도록 기존 제품에 서비스를 융합하는 것이다. 웅진코웨이(현 코웨이)의 정수기 렌털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판매가 난관에 부딪혔을 때 렌털 서비스로 사업방향을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이것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국내 1위 정수기업체에 오를 수 있었다.

앞서 나온 시나리오는 후지제록스가 실제 겪었던 상황이다. 후지제록스는 복사기를 생산·판매하는 제조업체였지만, 1990년대 경쟁업체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성장이 둔화됐다. 이때 후지제록스는 이러한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먼저 복사기를 사용하는 고객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해봤다. 그랬더니 급한 상황에서 복사기나 프린터가 고장 나 쩔쩔매는 일이 잦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러한 고객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서비스 사업부를 만들기로 한다. 그 결과, 2001년 ‘제록스 글로벌 서비스(Xerox Global Service)’라는 컨설팅부서가 출범해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해줌으로써 매출을 크게 증대시키는 데 성공했다.

정체된 제조업에서 매출을 늘리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제품의 서비스화’, 즉 자사의 핵심 제품과 연관된 서비스 분야로 눈을 돌려 보자. ‘사양 산업은 없고, 사양 기업만 있을 뿐’이라는 말을 기억해 두자.

공동기획: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