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프, 한국 시장 진출 60년 만에 `전자소재 R&D` 센터 개소

글로벌 화학업체 바스프가 지난해 아태지역 전자소재사업본부를 국내에 설립한 데 이어 올해에는 역내 전자소재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한다. 지난 1954년 비료로 출발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한지 60년 만이다. 바스프는 한국을 최첨단 전자소재 시장 공략의 전진 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4일 공식 개소할 예정인 바스프의 아태지역 전자소재 R&D 센터에서 국내 연구진이 최첨단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4일 공식 개소할 예정인 바스프의 아태지역 전자소재 R&D 센터에서 국내 연구진이 최첨단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바스프는 4일 경기도 수원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 캠퍼스 내에 아태지역 전자소재 R&D센터를 개소한다고 밝혔다. 40명의 연구기술 인력이 상주하게 될 이번 R&D 센터는 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소재 분야에서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색 재현율을 높이고, 저전력을 실현할 수 있는 신소재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오는 2018년 상용화를 목표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핵심 소재인 인광 블루 개발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이밖에 플렉시블·웨어러블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인쇄 전자소자 연구에도 나선다. R&D 센터장은 스테판 베커 박사와 조원석 박사가 함께 맡게 됐다.

보리스 예니쉐스 바스프 아태지역 전자재료사업본부 사장은 “다른 아태지역의 연구센터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고객사의 최첨단 양산 장비를 연구소에 대거 갖췄다”며 “이번 센터 설립으로 전자 산업의 중심인 한국을 중심으로 아태지역 고객에게 보다 신속하게 혁신적인 기술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R&D 센터가 성균관대학교에 설립된 만큼 삼성을 제외한 다른 고객들과의 협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리스 사장은 “이미 다수의 고객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면서 기밀 유지를 철저하게 지켜왔다”며 “경쟁사 정보 유출 등에 대한 우려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바스프는 지난해 아태지역 전자소재 사업본부를 서울에 설립한 데 이어 올 2월에는 독일 루트비히스하펜 유기전자 소재사업부의 글로벌 영업 조직을 서울로 이전했다. 또 올해 초 여수 공장에 울트라손(Ultrason)을 생산하는 공장을 준공했다. 독일 이외 국가에서는 최초 생산이다.

신우성 한국바스프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바스프가 한국에 투자한 금액은 2000억원 이상”이라며 “그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고 있으며, 특히 이번 R&D 센터는 바스프의 기술 혁신에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스프는 지난해 약 20억유로를 R&D에 투자했고, 현재 전 세계 동시에 진행하는 프로젝트만 3000개가 넘는다. 특허 출원 건수는 물론이고 특허의 품질을 평가하는 특허자산 지수도 화학 업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