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불황, 내수부터 활로 찾는다

정유사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활로를 내수에서 먼저 찾는다. 영업이익 면에서 유리한 윤활유 마케팅을 강화하고, 한물 간 시장인 등유까지 다시 보는 전략을 구사한다.

GS칼텍스는 윤활유 업계 최초로 모바일 앱을 출시해 최종 소비처(카센터)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로열티 강화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카센터는 회원가입 후 앱을 설치해 윤활유 행사, 신제품 등 GS칼텍스 윤활유 판매 정보를 신속히 제공받고, 소비자 요구 또는 불만사항을 직접 회사에 전달해 개선하는 소통의 창구다. 아울러 카센터가 윤활유 판매실적에 따라 제공받는 마일리지도 앱을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 카센터와 친밀도를 높여 고객관리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회원수 1만2000곳을 돌파했으며, 엔진오일 ‘킥스 파오(Kixx PAO)’ 판매도 증대돼 국내 판매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윤활유 자회사 SK루브리컨츠는 윤활유 브랜드 ‘지크(ZIC)’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독자 유통망 구축에 나섰다. 아임지크 가맹점 제휴를 맺은 카센터 등은 운전 고객들에게 지크를 우선 판매하며, SK루브리컨츠는 판매 실적과 연계해 가맹점에 마일리지(장려금)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SK루브리컨츠는 가맹점 수를 내년까지 총 1000~20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루브리컨츠는 윤활유 사업 해외 거점지역인 러시아 등에도 가맹점을 여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출시한 윤활유 ‘엑스티어(XTeer)’ 영업을 강화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전국 2400여개 주유소 채널과 연계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차량 경정비점, 산업체 등으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또 해외지사, 법인 네트워크와 ‘현대’ 브랜드를 활용,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한해 18만배럴의 완제품을 생산, 내수와 수출을 통해 판매한다는 목표다.

지난 5월 10년 만에 새로운 윤활유 브랜드 ‘에쓰오일7’을 내놓은 에쓰오일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윤활유 제품 TV 광고를 통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에쓰오일은 또 주택 난방용으로 소비되는 등유 성수기에 대비해 배달을 원하는 고객과 주유소가 좀 더 편리하게 연결되도록 주문 시스템을 강화하고, 활발한 판촉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달부터 대표전화를 통해 난방유(등유) 주문접수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국 어디서나 에쓰오일 대표전화로 연락하면 전담 상담사가 최적의 배달 주유소를 선정해 고객과 주유소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공급 과잉으로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수출보다 물량은 적더라도 이익이 큰 내수시장 윤활유 공급확대가 당장 정유사 경영개선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대부분 정유사 윤활유 수출 비중이 70% 이상으로 높은 만큼 이제 내수도 고삐를 죄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