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로 인공 얼굴 뼈 보형물을 만들어 생체에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에서 처음 성공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치열해지는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인공 장기 개발 경쟁에 우리나라도 본격 가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저렴한 비용으로 맞춤형 생체재료를 생산하는 신시장이 개화하는 한편 첨단 의료 기술 연구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4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의료진은 지난 1일 이 같은 수술에 성공했다. 병원 측은 약 한 달간 환자 예후를 살펴 보형물 안착 여부를 최종 판명할 예정이다.
환자 얼굴에 이식한 보형물은 생분해성 소재로 만든 다공성 그물 형태로, 함몰 부위 뼈가 재생될 때까지 골격을 지탱하는 인공 뼈 역할을 한다. 보형물이 골격을 지탱하는 동안 환자 뼈가 다시 자라고, 뼈가 다 자라면 보형물은 분해되면서 재생 골격으로 대체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의료 분야 3D프린터 활용은 인공조직 제작용 틀이나 조직 대체재를 만드는 데 그쳤다. 임플란트 시술 시 3D프린터로 환자 치아 구조를 본뜬 틀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 맞춤형 임플란트를 제작하는 식이다. 또 혈관 모형을 3D프린터로 생산한 뒤 수술 전 모의 수술에 활용하기도 했으나 실제 이식용 장기를 만들지는 못했다. 타이타늄 소재의 두개골 대체재를 만든 사례도 있지만 생분해성 생체재료는 아니었다.
반면에 3D프린터로 직접 생분해성 생체재료를 찍어내 이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싱가포르 등 일부 선진국은 우리보다 앞서 이 같은 방식의 의료 제재를 출시하고 있다.
3D프린팅 기반 체내 이식형 생분해성 의료제재의 최대 장점은 맞춤형 재료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우선 엑스레이 등 영상의학 장비를 이용해 환자별·부위별로 다른 생체 ‘도면’을 얻는다. 도면을 3D프린터로 인쇄한 뒤 후처리를 거치면 맞춤형 생체재료가 된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 ‘신산업 창조 프로젝트’ 일환인 ‘3D프린팅 기술 기반 체내 이식형 생분해성 의료용 제재 개발’ 사업단 주도로 수행됐다. 미래부는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하는 기술사업화 전문가단을 활용해 2년 내 가시적인 상업화 성과 창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래부는 지난 6월 신산업 창조 프로젝트 연구 과제로 3D프린팅, 실감형 콘텐츠, 바이오센서 등 7개 분야를 선정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