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 정부, 자국기업 보호주의 이제 떼어내야 할 때"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을 위한 치맛바람을 자제할 때가 됐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중국의 자국기업 보호정책이 도를 넘었으며 외국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국가간 외교 갈등을 빚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시행한 반독점법 제재가 대표적이다. 중국은 자국 기업의 발전과 공정한 경쟁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기존 LCD, 분유, 황금, 백주에서 올해 자동차와 IT분야로 반독점법 시행 분야를 확대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8월 20일 히타치, 미쓰비시, 덴소 등 12개 일본 자동차 부품 기업에 총 12억 위안(약 2000억원)의 벌금을 징수했다.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 산업에도 일관된 보호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7월 중국 국무원은 순수 전기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을 생산하는 자국 제조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한편, 공무용 차량 및 대중교통, 택배사업 등에서 사용하는 차량 중 자국 전기차 비율이 30% 이상이 돼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이달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전기차 등을 구입하면 구입세 10%를 면제해주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아끼지 않았다.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중국 정부의 손이 미친다. 중국은 자국 LCD산업을 보호를 목적으로 2012년 32인치 이상 LCD의 관세율을 3%에서 5%로 인상했다. LCD패널 자급률도 올해 60%에서 2015년 8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 차이나(LGDCA) 관계자는 “LCD 패널의 생산 현지화를 통해 제품을 보다 적기에 공급하고 고객이 원하는 신속한 기술지원이 가능해 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하며 현지화 전략의 중요성을 전했다. LGDCA는 LGD가 70%를 투자하고 광저우 개발구와 스카이웍스가 각각 20%, 10%를 투자한 민관 합동형태를 띤 LCD 패널 공장이다.

폴리실리콘 수입 규제도 강화했다. 올해 1월 미국, 한국, 유럽연합(EU)산 폴리실리콘 제조업계에 반덤핑 관세율 및 반보조금 관세율을 부과했다. 지난달에는 상무부에서 허가하지 않은 가공무역에 대해서는 수입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고가 발표됐다.

심지어 라인과 카카오톡 같은 글로벌 모바일 서비스 역시 중국에서 강제로 차단해 외교 갈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는 마치 불안한 부모처럼 중국 기업 중 어느 한 곳도 다치길 원하지 않는다”며 “이제는 보조 바퀴를 떼어내듯 자국 기업에 대한 보호주의를 버려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