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처럼 천연색에 가까운 색 재현율을 자랑하는 퀀텀닷(QD·양자점) 디스플레이 상용화가 가능해졌지만 정작 디스플레이 업계는 딜레마에 빠졌다.
‘색’은 해결했지만 가격을 올리기에는 여전히 다른 LCD의 문제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여러 가지 제품을 내세우는 것도 마케팅 측면에서 혼란을 줄 수 있어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QD는 물질 크기가 나노 수준으로 줄어들 때 전기적·광학적 성질이 두드러지게 변화하는 반도체 입자를 말한다. 입자 크기에 따라 다른 길이의 빛 파장이 나오기 때문에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OLED처럼 자체 발광 디스플레이로 만들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QD 업체와 소재 업체의 협력을 통해 LCD의 색 재현성을 높이는 소재로 재탄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올 초부터 QD를 채택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로 이달 유럽 IFA 쇼에서 QD를 채택한 TV가 공개되기도 했다.
일반 LCD와 QD LCD를 비교하면 색감에서 두드러지게 느껴지기 때문에 IFA 쇼에서 큰 화제가 됐다. OLED에 견주어 색감이 문제가 됐던 LCD 계열에서는 문제점을 하나 덜어낸 셈이다.
이 때문에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QD를 적극 검토했으나, 막상 제품을 출시하는 데에는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에서 시각적 효과가 달라지는 것 외에 다른 점이 없기 때문이다. LCD 곡면의 시야각, 두께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부품 가격이 55인치 기준 100~200달러에 달하는 상황이어서 이를 세트에 반영하면 수백달러에 달하는 가격 인상 효과가 일어난다. 프리미엄 제품에만 적용한다고 해도 주판알을 튕길 수밖에 없는 수치다.
OLED TV에 적극적인 업체들로서는 더욱 고민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OLED로 낙점한 상황에서 또 다른 기술을 내세우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O와 Q의 이름이 비슷한 것도 혼란을 줄 수 있어 색다른 마케팅 요소가 결합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 현재 QD를 적용한 TV에는 QLED, QDOT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QD는 이미 태블릿PC에서 상용화됐으며 IFA에서 TV 제조사들이 QD TV를 선보였다”며 “전시회 등을 통해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기까지는 여전히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갈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
문보경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