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차량 무게 줄여라" 확산되는 알루미늄 차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차량 무게를 줄이기 위한 경량화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경량 소재인 알루미늄을 차체에 적용하려는 완성차 업체들의 시도가 많아지면서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커질 전망이다. 현재 랜드로버, 아우디, 벤츠 등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알루미늄 차체 조립 물량은 연간 20만~30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가 올 가을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픽업 트럭 `F-150`. F-150은 차체에 알루미늄을 대거 적용해 차량 중량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포드가 올 가을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픽업 트럭 `F-150`. F-150은 차체에 알루미늄을 대거 적용해 차량 중량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포드가 올 가을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2015년형 ‘F-150’ 픽업 트럭이 그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연간 65만대에 달하는 F-150 생산 물량을 감안하면, 1년새 알루미늄 차체 생산 물량은 세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와 함께 재규어랜드로버, 테슬라 등도 알루미늄 차체를 적용한 신모델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어서 2015년 알루미늄 차체 생산 물량은 100만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2020년에는 연간 200만대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포드는 향후 픽업 트럭인 F-250, F-350에 이어 SUV 모델인 내비게이터, 익스페디션까지 알루미늄 차체를 적용할 계획이다. GM도 차체 부품 등에 알루미늄 소재 적용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방침이다.

이처럼 차체 소재로 알루미늄이 주목받는 배경은 전체적인 차량 무게를 줄여 연비 개선 등 효율성 향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재규어랜드로버는 알루미늄 소재를 기반으로 레인지로버 신모델의 차체 중량을 기존 498㎏에서 288㎏으로 40% 이상 줄이는데 성공했다. 같은 엔진을 사용하더라도 최고출력과 연비가 자연스럽게 개선되는 효과로 연결되는 셈이다.

하지만 알루미늄 소재 가격에 따른 원가 상승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실제 포드 F-150의 대당 생산비는 기존 모델보다 750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여기에 새로운 차체 체결 부품 개발과 새로운 생산 설비 수요도 급증할 수 있다. 경량화라는 지상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는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알루미늄 차체 적용을 대폭 확대하고 있어 소재와 부품업체를 망라한 산업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원가 상승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한 생산 기술 및 원자재 표준화와 함께 생산성 증대를 위한 연구개발이 큰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