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5년 9월 15일.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로버트 다윈을 태운 탐험선 ‘비글호’가 갈라파고스 제도에 도착했다.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면서 진화론의 증거를 확인했다.
다윈은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박물학자다. 철학자로도 유명하다. 다윈의 대표적인 업적은 저서 ‘종의 기원’에서 진화론을 발표한 것이다. ‘인간과 원숭이는 공통 조상을 가진다’는 다윈의 말은 당시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었다. 당시 사회의 지배적인 학설인 창조설을 뒤집는 것이기도 했다. 신 중심의 세계관에 반하는 것이어서 사회적인 반감이 거셌다.
다윈이 진화론을 쓸 수 있었던 계기는 비글호를 통한 탐험에서 비롯됐다. 비글호는 영국 왕립해군 군함이었다. 군함으로서의 임무를 다한 후 탐사용 함선으로 개조했다. 비글호는 총 세 번의 탐험을 했는데 이 중 두 번째 항해에 다윈이 탑승했다.
비글호의 두 번째 항해는 1831년 12월 27일 시작됐다. 영국 플리머스 항을 출발해 브라질과 우루과이를 거쳐 남아메리카 남단을 돌았다. 이후 칠레를 거쳐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제도에 도착했다. 영국을 출발한 지 4년 만이다.
비글호는 갈라파고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뒤 태평양을 횡단해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를 지났고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다시 브라질을 거쳐 영국에 도착했다.
24세의 젊은 학자 다윈은 탐험선에 생물학자가 아닌 박물학자로 참여했다. 탐험 기간 동안 다양한 지역에서 지질학을 조사하고 자연사 수집물을 모았다. 진화론을 구상하게 된 것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조금씩 다른 동식물을 관찰하면서다. 갈라파고스 섬에 있는 다양한 동식물을 보면서 종이 영구히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특히 갈라파고스거북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건너왔지만 대륙과 단절된 후 달라진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독자적으로 진화했다. 다윈이 갈라파고스를 찾았을 때는 15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는 거의 멸종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