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대표 이남기)가 3차원(D) 방송을 중단하고 초고화질(UHD) 방송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한다. 콘텐츠 부족, 소비자 접근성 하락 등으로 관심이 시들해진 3D 방송 대신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한 UHD 방송으로 승부수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자회사 스카이TV가 운용했던 세계 최초 실시간 3D 전용채널 ‘스카이 3D’ 서비스를 연내 중단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2010년 1월 1일 세계 최초로 전용채널로 24시간 3D 방송을 선보인 지 5년 만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영국 BBC, 미국 ESPN 등 해외 방송 사업자가 잇따라 3D방송 서비스를 중단하는 추세”라며 “구체적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이르면 연말까지 3D방송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IPTV 사업자에 공급했던 실시간 3D방송 채널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이미 사업 정리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KT IPTV서비스 올레TV는 최근 자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TV화면, 홈페이지 등에 다음 달 1일부터 스카이3D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KT 관계자는 “스카이TV에서 이달 말을 끝으로 스카이 3D 채널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012년 콘텐츠 수·시간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3D PPV(Pay Per View) 채널 운용을 중단했다. 콘텐츠 확보, 제작 인프라 구축 등에 대규모 투자비용이 필요하지만 3D 방송이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사실상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고 대부분 재방송으로 채널을 유지해왔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비 규모에 비해 시장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3D방송을 중단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3D TV 시청 시) 별도 안경을 써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용자가 눈 피로감을 쉽게 느껴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졌다”고 시장 철수 이유를 밝혔다.
KT스카이라이프는 앞으로 3D 방송을 대체해 UHD를 핵심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다. 3D방송에 집중했던 자사 마케팅 전략 및 기술 노하우를 UHD 서비스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지난 상반기 개국한 UHD 전용 채널 ‘스카이UHD’에 이어 내년까지 2개 채널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5년간 자체 제작한 3D방송 콘텐츠는 주문형비디오(VoD) 업체 등에 판매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3D 방송에 사용했던 위성 주파수 대역을 UHD용으로 전환해 다채널 UH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3D방송보다 시장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UHD 시장을 공략하는 데 매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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