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3D 방송 중단 악재에도, 3D 업계 VoD·UHD 등에 업고 재도약 활로 모색

KT스카이라이프가 실시간 3차원(D) TV 방송을 중단하면서 3D 시장이 급격히 냉각될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업계에서 3D시장이 실시간 방송보다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으로 재편되면서 오히려 콘텐츠의 질적인 향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VoD 방식으로 변화하면 영화 등 3D 효율이 큰 장르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TV 제조사가 3D 기능을 차세대 TV의 기본 기능으로 채택해 놓아 ‘VoD 시대의 3D’에 기대감도 높다.

실시간 3D방송 `스카이3D`의 중단은 3D 산업이 VoD와 UHD 시대로 옮겨간다는 것을 뜻한다. LG전자 모델들이 중국 행사장에서 LG 3D TV를 시청하고 있다. <전자신문DB>
실시간 3D방송 `스카이3D`의 중단은 3D 산업이 VoD와 UHD 시대로 옮겨간다는 것을 뜻한다. LG전자 모델들이 중국 행사장에서 LG 3D TV를 시청하고 있다. <전자신문DB>

실시간 3D 방송은 지난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미국 ESPN 등 해외에서 사업이 잇따라 중단됐고 이달을 끝으로 철수하는 스카이3D도 지난해부터는 자체 콘텐츠 제작이 없어 재방송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세계 최초 지상파 3D 본방송을 시작했던 SBS도 3D 프로그램이 주당 한 시간 수준이다. 정부와 전자·방송업계가 2012년 40억여원을 투자해 3D 방송 표준 ‘듀얼스트림’을 만들었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관심에서 멀어졌다.

TV 제조사들도 3D에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3D 열풍이 시작된 2011년을 전후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셔터안경과 편광필름 방식을 두고 이전투구 양상까지 띠었다. 하지만 삼성은 이후 3D 기능을 유지하는 선에서 더 이상의 공격적 투자를 자제했고, LG는 직접 콘텐츠 수급에 나서며 3D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때문에 스카이3D의 중단은 LG전자로서는 곤혹스럽다.

하지만 3D 콘텐츠 이용 방식의 변화와 함께 LG전자가 TV 제조뿐 아니라 콘텐츠 유통까지 넘보는 ‘올 라운드 플레이어’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LG전자는 지난 2월 자사 스마트TV 앱 ‘3D 월드’에 3D 영화 콘텐츠를 확충하고, 3월에는 SBS 3D 드라마 ‘강구 이야기’ 제작에 참여했다. 이 경험을 살려 TV와 콘텐츠를 수직계열화하고 스마트TV 앱을 플랫폼으로 사용하면 소니픽처스의 소니 못지않은 ‘3D=LG’ 위상을 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업계도 3D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보고 있다. 김상일 SBS A&T 실감방송 TFT 부장은 “장르 구분 없이 실시간 방송에 실어 보내기만 하면 된다는 초기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우리나라 3D 콘텐츠 제작 기술은 세계적”이라며 “기존 2D 콘텐츠를 3D로 변환하거나, 영화 등 신규 3D 콘텐츠 제작은 4K UHD(3840×2160) 시대에 잠재성이 크다”고 말했다. SBS에 3D 프로그램을 제작·납품한 3D팩토리 등 국내 업계는 해외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LG전자는 콘텐츠 업계와 함께 3D의 가능성을 계속 주시할 계획이다. 4K·8K UHD부터 생생한 화질의 ‘리얼 3D’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니 등 해외 업계도 UHD 시대의 3D 기술 확보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풀HD(1920×1080) 시대 찬밥 신세를 겪었던 3D가 ‘VoD’와 ‘UHD’ 양 날개에 힘입어 재도약을 모색할 전망이다.

하현회 LG전자 HE(홈 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사장)도 “3D를 거둬들이지 않는다”며 “TV 신제품 발표회, 국제 전시회마다 3D 기술력을 소개하는 부스를 운영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3D 포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