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2주년 특집2-새로운 기회, 창조] UHD 시장 주도권, 콘텐츠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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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화질(UHD) 방송 상용화에 나선 국내 방송 사업자들은 UHD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세계 최초 UHD 상용화 국가’라는 명예를 얻었지만 정작 시청자에 제공할 UHD 콘텐츠가 부족해 자칫 ‘빈 수레’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 UHD 전용채널 유맥스(UMAX)에 UHD 콘텐츠를 공급하는 주문형비디오(VoD) 유통전문업체 홈초이스는 현재 약 100시간(6000분) 분량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200시간을 웃도는 콘텐츠 분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작사의 계약 취소, 편 당 100억원을 웃도는 고가에 발목이 잡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UHD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기존 HD 콘텐츠 대비 10배 이상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입 UHD 콘텐츠 가격은 시간 당 평균 5000만~2억원 수준이다. HD 콘텐츠는 통상 시간 당 2000만~3000만원 수준이다.

케이블TV 업계는 내년 오는 2016년까지 자체 제막물과 구매 콘텐츠를 합해 700시간에 달하는 분량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설 △단말기 △네트워크 △기술개발 등에 약 6083억원을 투자한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재 하루 4시간씩 6회 순환 편성한 UHD 프로그램을 다음달 1일부터 8시간 3회 편성으로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UHD 전용 채널 ‘SKYUHD’를 운용 초기 기간 동안 하루 4시간 순환편성으로 운영했다. UHD 콘텐츠 분량이 6시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연말까지 자체·공동 제작, 국내외 판권 구매 등으로 총 230시간을 웃도는 분량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UHD 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10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UHD 시장은 누가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는지가 시장 선점의 관건”이라며 “국내외 UHD 콘텐츠 제작업체, 정부와 협력해 UHD 콘텐츠 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UHD 콘텐츠 산업 육성에 나서며 국내 방송 사업자를 적극 지원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6월 ‘올포원(All-4-One)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UHD 콘텐츠 제작 지원 프로그램 12편을 선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UHD 콘텐츠 산업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전제조사·TV홈쇼핑사가 공동으로 71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UHD 콘텐츠 제작 및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미래부는 오는 10월 프랑스 칸느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콘텐츠 마켓 ‘MIPCOM’에 참가해 UHD 콘텐츠의 공동 비즈니스를 상담할 예정이다. 국내 사업자의 판매 활동도 지원한다. 미래부는 지난해 이 행사에서 판매액 30만달러와 2000만달러의 공동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UHD 시장 자체에 콘텐츠가 부족한데다 대규모 제작 비용이 필요해 방송사업자가 선뜻 자체 제작에 나서기 어렵다”며 “정부와 사업자가 체계적으로 콘텐츠 확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