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잘하려면 절대 시험점수에 매달리면 안 돼요. 미국 사람들이 요새 어떤 것에 관심 있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등 현지 문화에 관심을 가지면 훨씬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어요.”
아프리카TV에서 영어 공방(공부방송)으로 유명한 인기 BJ(방송진행자) ‘디바제시카’는 놀면서 배우는 영어, 재미있는 영어를 재차 강조했다. 자신의 방송을 “영어 공방 말고 ‘영어놀이터’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디바제시카는 영어 공부에 대한 고정관념을 산산조각낸 과감함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미국 과자를 일일이 먹어보며 맛을 평가하고 과자 봉지에 쓰여진 표현 등을 알아본 ‘미국과자 실험 먹방’ 영상은 유튜브 조회 3만5000건을 돌파했다.
디바제시카는 3년가량 직장생활을 하다 BJ로 진로를 변경한 특이한 사례다. 10대와 20대 초반 BJ가 많은 1인 방송 플랫폼에서 직장인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전문 BJ로 나서기는 쉽지 않다. 그는 “외국계 컨설팅회사에 다녔는데 적성에 맞지 않아 힘들었다”며 “1인 방송을 즐겨보는 수요가 상당한 것을 보고 나도 재미와 정보를 함께 나누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디바제시카는 방송 1년 6개월 만에 아프리카TV의 주요 BJ로 성장했다. 디바제시카 방송을 즐겨찾기한 사용자(애청자)만 21만4000명이 넘는다. 누적시청자 수는 1900만명이 넘는다. 실전 고급영어, 원어민 발음 따라잡기, 드라마통역, 토익, 미국문화, 영어전화데이트 등 매일 다른 주제와 내용을 다룬다. 시청자와 수다를 떨며 자연스럽게 질문과 대답이 오간다. 디바제시카 특유의 시원시원하고 끼 넘치는 연기는 보는 재미를 더해 방송에 몰입하게 만든다.
혹시 유년시절을 해외에서 보냈냐는 기자의 물음에 디바제시카는 “한국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토종 한국인”이라며 웃었다. 해외 경험은 방학 때 현지 친척집에 잠시 묵거나 여행을 하는 정도였다고.
어떻게 공부했기에 원어민으로 착각할 정도로 영어가 능숙한 걸까. 디바제시카는 ‘외국인처럼 자연스럽게 말하기’가 목표였다고 했다. 그는 “원래 미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보니 영화처럼 자연스럽게 영어를 하는 게 목표였다”며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목표가 달랐다”고 말했다.
디바제시카는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방송을 영어로 동시통역하는 진행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아직 아무도 개척하지 않은 길이기에 자신이 첫 주자가 되겠다는 목표다. 그는 1인 방송이 거대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방송을 접하는 핵심 매체는 아직 TV지만 스마트폰으로 개인 방송을 시청하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TV가 아닌 개인 매체, 개인 방송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1인 방송이 산업으로 성장한 만큼 BJ도 좀 더 전문성과 소양을 갖춰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개인 방송이다 보니 콘텐츠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거나 방송에서 욕을 하는 등 무분별한 BJ도 있다”며 “앞서 성장한 BJ들이 멘토가 돼서 올바른 길을 보여주고 소양교육도 하는 등 BJ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