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방송장비 제조사 등 방송 관련 사업자가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한류 방송 콘텐츠가 미국, 유럽 등 신시장으로 확산된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가격·기술 경쟁력을 갖춘 국산 방송 기술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블루오션을 찾으려는 국내 방송 사업자들은 해외 시장을 무대로 새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CJ E&M은 콘텐츠 파워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개척하는데 팔을 걷었다.
방송 프로그램 포맷 수출 사업이 대표적이다. 해외 방송 사업자가 CJ E&M이 제작한 특정 방송 프로그램을 동일한 내용과 품질로 제작할 수 있도록 핵심 구성안을 판매한다.
지난 2012년 1개에 그친 CJ E&M의 포맷 수출 사업
은 지난해 6개로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 4개를 포함해 최다 7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수출 국가는 2012년 중국을 시작으로 아시아를 넘어 북미, 중미, 남미, 유럽 등으로 확대됐다. CJ E&M은 현재 12.5% 수준인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을 오는 2018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CJ E&M이 제작한 ‘꽃보다 할배’ 포맷이 한국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지상파 방송사 NBC에 판매됐다. 현지 대형 배급사 스몰 월드 IFT가 해외 배급을 담당해 미국은 물론이고 영어권 국가에 한류를 전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덕재 CJ E&M 본부장은 “국내 방송 프로그램 포맷이 새로운 한류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며 “콘텐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J E&M은 한류 콘텐츠를 발판 삼아 새 먹거리 찾기에도 나섰다.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한 ‘KCON’이 대표적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한류 가수 콘서트 △한류 방송 콘텐츠 △국내 대기업·중소기업 제품을 함께 선보이는 컨벤션을 결합한 복합 행사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갑절 늘어난 4만명이 참관객으로 몰렸다.
행사 당일 현장을 찾은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은 “KCON을 계기로 미디어 산업이 제조업 등 타 산업과 연계돼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며 “정부가 고민하는 동반성장과 상생모델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최대 통신사 가운데 하나인 버라이즌(Verizon)과 도요타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올해 KCON은 뷰티, 패션, 식품, 항공, 음향기기 등 다양한 산업분야 36개 국내 중소기업을 포함한 114개 국내외 기업이 참여했다. CJ그룹 측은 올해 KCON을 방문한 현지 참관객 4만명이 한국 기업 수출 증가 효과 약 2230억원, 관광 유발 효과 약 163억원 등 경제적 가치를 유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초고화질(UHD), IPTV, 모바일IPTV, OTT(Over the top) 등 차세대 미디어 시장이 속속 개화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틈새시장도 열렸다.
방송용 모니터 전문업체 티브이로직은 지난해 기록한 매출 규모 263억원 가운데 75%가량을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였다. 국내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이고 미국 NASA, 영국 BBC, 중동 알 자지라 등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지속적으로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티브이로직은 올해 UHD 모니터를 앞세워 세계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UHD 시장 활성화에 따라 수요가 급증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들웨어 전문업체 알티캐스트는 지난 상반기 라틴계 최대 규모 방송사업그룹 텔레비자에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오픈형 미들웨어 ‘윈드밀 2.0’을 공급했다. 국내 위성방송, 케이블방송, IPTV 시장에서 축적한 소프트웨어(SW)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소프트웨어(SW) 형태로 제공하는 이 솔루션은 하드웨어 의존도를 줄일 수 있어 고가 방송장비를 구매하는데 필요한 투자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알티캐스트 관계자는 “넷플릭스,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이 ‘TV 에브리웨어(Everywhere)’ 전략을 추진하면서 클라우드 솔루션 수요가 늘고 있다”며 “멕시코, 베트남 등 글로벌 판매망을 강화해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들웨어 전문업체 스파이카는 무선 영상 공유 솔루션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콘텐츠 공유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셰어 온(ShareON)’은 스마트폰과 스마트TV를 연결해 원격으로 영상 콘텐츠 파일을 재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호선 스파이카 대표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TV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공유 솔루션 수요가 늘고 있다”며 “프랑스 오렌지텔레콤, 중국 차이나모바일 등 해외 대기업과 지속적으로 셰어 온 솔루션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CJ E&M 포멧 수출 현황
자료:CJ E&M
역대 KCON 규모 및 매출효과 추이
자료:CJ E&M(2014년은 예상 수치)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