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유럽연합(EU)이 수소연료전지차 등 새롭게 떠오르는 5개 신성장 산업분야에 대한 규격과 규제를 통일한다.
15일 일본경제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과 EU는 연료전지차, 의료 로봇, 개인정보 취급제도, 광물 등록제도, 화학물질 관리 등 5개 분야에 관한 규격과 규제를 통일하기로 했다.
모두 기업의 규격 통일 요청이 있었으며 일본과 EU는 오는 2015년 봄까지 구체적인 시행안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또 통일된 규격을 동시에 시행하고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도 확산시킬 예정이다.
연료전지 자동차의 주요 규격 통일 방향은 수소연료를 넣는 탱크의 형태와 소재에 초점이 맞춰졌다. 안전시험 절차도 일원화된다. 양국 기업은 내수용으로 만든 연료전지 자동차 규격을 바꾸지 않아도 상대 국가에 판매할 수 있게 돼 상호 시장개척에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연료전지 자동차 시장은 2020년 3500억엔(약 3조4000억원), 유럽은 3000억엔 이상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는 연내 세계 첫 연료전지 자동차를 시판할 계획이다. 시판 가격은 700만엔(약 6700만원) 수준이다.
의료 및 간호 로봇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성능과 소재 등의 기준과 안전시험 방법을 통일한다. 일본과 유럽이 먼저 미국과 아시아에 같은 규격의 도입을 제안하고 국제 규격화할 예정이다. 일본은 고령화 추세로 해당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자국 노인 간호로봇 시장이 2015년 167억엔에서 2035년 4000억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도 지난해 393만달러(약 40억8000만원)에서 2016년 5500만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일본은 세계 처음 생활로봇 안전검증센터를 설립했으며 올해 2월 일본이 제안한 로봇 안전규격이 국제규격(ISO)으로 채택된 바 있다.
개인정보 취급 분야에서는 전자상거래 사업자 등 개인정보 취급 규칙이 제정된다. 광물등록제도 관련, 주석, 텅스텐, 탄탈륨, 금 등의 분쟁 광물이 테러조직 자금줄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광물의 생산지와 사용량을 정부에 신고하고 관련 서식을 주요국끼리 통일하기로 했다. 화학물질 관리는 카메라, 콘솔기기 등에 포함되는 화학물질별 종류와 양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공통 규격이 추진되면 시행국 간 시장 개방 효과와 함께 기업들은 생산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경제신문은 “일본 기업은 유럽용 제품을 별도 제작하지 않아도 돼 판매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사이버다인 등 로봇관련 종목의 주가가 유럽 시장 진출에 따른 기대감으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