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2주년 특집]하마둔 투레 ITU 사무총장 “올해 성공 분위기 내년 150주년까지”

ICT올림픽으로 불리는 ‘ITU전권회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ITU 설립 15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대회는 ICT코리아의 세계적인 위상을 과시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또 앞으로 세계 ICT 정책의 물줄기를 확정한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ITU 전권회의를 하마둔 투레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 인터뷰로 미리 만나본다.

[창간 32주년 특집]하마둔 투레 ITU 사무총장 “올해 성공 분위기 내년 150주년까지”

“이번 ITU 전권회의는 내년에 열리는 ITU 설립 150주년 기념식까지 분위기를 이어갈 중요한 행사입니다. 한국의 수준 높은 ICT 기술과 한국인의 기술 친밀감으로 인해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믿습니다.”

하마둔 투레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은 오는 10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4 ITU 전권회의’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번에 논의하고 결정할 다양한 정책이 향후 4년간 세계 ICT 산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은 ITU가 설립된 지 150주년 되는 날이다. ITU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텔레커뮤니케이션과 ICT:혁신의 주도자(Telecommunications and ICTs:Drivers of Innovation)’를 주제로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전권회의의 성공적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ICT 분야 올림픽으로 불리는 2014 ICT 전권회의에는 193개국 장관급 인사 150여명을 포함해 3000여 정부 대표단이 참석한다. 글로벌 ICT 현안을 논의하고 향후 ITU의 나아갈 방향, 세계 공동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ITU의 역할 등을 논의한다.

투레 사무총장은 “한국은 세계 최고의 초고속 인터넷을 비롯해 발전된 ICT 인프라가 있는 국가로 ITU 전권회의가 열리기엔 최적의 장소”라며 “ICT의 미래 방향을 논하는 자리에 관심 있는 많은 민관 관계자들이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4년 전권회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준비 과정은 어떠한가.

▲모든 게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 한국 정부와 준비 조직이 부산 벡스코에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193개국의 ICT 장관 등 3000여명의 공식 대표단에 필요한 사항을 훌륭하게 준비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각국 대표단과 관료를 위한 부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문화 행사와 현장공개 행사로 열리는 ICT 산업 박람회 등이 대표적이다.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한국을 방문해 직접 준비 과정을 지켜본 후에 이번 ITU 전권회의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을 확신했다.

-이번 전권회의에서 논의되는 핵심 안건은 무엇인가.

▲전권회의가 4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논의할 사항이 매우 많다. 각국 행정 대표단이 참여하는 거대 행사이기 때문에 최고위급 인사들이 다양한 안건을 다룬다. 향후 4년간 ITU의 전략 방향 설정, 재정 계획을 논의하고 새로운 운영진 투표가 진행된다. 전파관리위원, ITU 이사 등을 선출한다.

전권회의는 회원국이 제시하는 안건을 논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권회의가 시작되고 일정표가 확정될 때까지는 얼마나 많고 다양한 안건이 제시될지 알기가 어렵다. 193개국 회원국을 가진 조직이기 때문에 어떤 안건은 국제 사이버보안, 조직의 재정적 이슈, ITU 헌장과 협약 개정보다 논란이 많을 수도 있다.

ITU 전권회의는 광범위한 ICT 분야에서 우리 조직의 역할을 확대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다. 이를 위한 제안 중 하나는 코스타리카가 제안한 것으로 ITU 프레임워크 안으로 젊은 참가자들을 끌어들이는 게 핵심이다.

우리는 국가마다 젊은 사람들을 이번 대표단에 포함시켜달라고 권고했다. 한국 정부 역시 많은 젊은 참가자 유치를 지원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이런 활동을 통해 미래 ICT 리더를 육성할 수 있고 ITU가 한 걸음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희망한다. 이를 이끄는 것은 언제나처럼 ITU 회원국 대표단이며 ITU 사무국은 이번 전권회의가 이를 위한 장이 되도록 지원할 것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첫 번째 ITU 전권회의에 특별히 기대하는 바가 있는가.

▲한국은 ICT의 많은 영역에서 선두주자다. 전 가구의 97%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광대역 무선통신에서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있다. ITU의 ICT 개발지수(IDI) 발표에서도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ICT 산업 발전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과 한국인의 ICT 친밀감은 한국을 2014 ITU 전권회의에 이상적인 장소로 만들었다. 특히 이번 회의는 내년 ITU 설립 150주년을 맞아 열리는 기념행사에 앞서 열리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개최국이자 IT 강국으로서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앞서도 말했지만 한국은 수년 동안 IT 선도국으로 입지를 다져왔기 때문에 명확한 역할이 있다. 한국은 국제 ICT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적인 개발과 혁신의 조력자로서 정보통신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이렇게 ICT 무대의 강력한 입지를 활용해 다른 나라와 지역의 디지털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아프리카를 포함한 몇몇 지역 ICT 분야에 한국신탁기금(Korean Trust Fund)이 2년에 걸쳐 5100만달러(약 530억원)을 할당했다. ICT 개발 프로젝트를 장려하기 위해서다. 여기엔 다음 세대 ICT 분야를 창출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광대역 인프라의 확장도 포함된다.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기술 대기업이 있는 나라로서 한국은 혁신을 통한 기술 진보의 리더이기도 하다. 혁신을 향한 이 같은 활동은 강력하고 성공적인 민관 공조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광대역 이동통신과 인터넷 촉진을 위한 공적자금을 사용해 한국은 빠르게 ICT 리더 자리에 올랐다. 1인당 초고속인터넷 이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휴대폰 보급률은 110% 이상이다.

-이번 전권회의가 세계에 미칠 영향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번에 참석하는 각 국가의 대표자들은 ICT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2014 ITU 전권회의는 짧게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길게는 미래 세계 ICT 부문에 관련된 더 광범위한 비전을 수립하는 자리다.

‘커넥티드 2020’으로 명명된 이 어젠다는 ITU의 미래 ICT 분야 비전을 상징한다. 성장, 포괄성, 지속가능성, 혁신 등 상호 연계되고 보강된 네 가지 목표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목표는 사회, 경제, 환경 분야에 잠재적으로 내재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ICT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ICT의 역할을 파악할 수 있는 측정 가능한 목표를 포함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ICT와 산업이 빠르게 발전해오면서 인류에게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그 결과로 정보격차를 비롯한 부정적인 측면이 생겨났다. ICT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나라 간 경제 격차 심화가 대표적이다. 이런 현안 해결을 위해 ITU의 활동이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선진국의 디지털 이용 수준이 78% 라면 개발도상국은 32%에 불과하다. 낮은 수준의 디지털 이용률은 사회발전에 커다란 장애물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교육, 보건, 채용 등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연결’을 목표로 제시할 것이다. 그리고 이에 필요한 인적, 기술적, 재정적 지원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 운영의 계기를 만들 계획이다.

ITU는 최소 2억명의 여성이 ‘ICT의 성적 불공평성’에 처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전권회의 때부터 시작된 ‘세계 여성 ICT의 날’은 140개국 10만명 이상 여성이 약 2700개 이벤트에 참여한다. 이번 2014 전권회의에서는 ‘GEM 테크어워드’를 시작하는 등 ICT 성평등을 주요 안건으로 다루고 역할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이는 국제 회원사들의 노력과 협력 위에서만 가능하다.

세계가 공통적으로 원하는 솔루션은 여러 이해관계자의 참여 속에 발전한다. 기후 변화 영향을 줄이고 지구를 관찰해 자연 재해를 방지하거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새로운 천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ICT는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 역할은 2015년 이후 개발 어젠다를 위해 지금부터 중요하게 논의돼야 한다. 이번 전권회의에서 이 모든 논의를 진행하고 우리의 선도적인 역할을 재확인하겠다.

-마지막으로 한국 국민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번 2014 ITU 전권회의는 부산시의 열정과 한국인들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성사될 수 없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회의장과 이벤트를 방문해 흥미로운 쇼케이스를 체험하는 한편, ITU의 향후 방향을 논의하고 싶다. 관심 있는 모든 회원을 초대한다.

안호천기자·김시소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