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내 수소이온농도(pH)를 감지해 암 세포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DNA 나노구조체 기술이 개발됐다. 암 표적치료 항암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단장 김기문) 김원종 그룹리더팀이 암세포를 만났을 때만 약물 및 유전자를 전달하고 치료 효과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세포 내 pH를 감응해 지능적으로 치료제와 유전자를 전달하는 나노입자 DNA 구조체를 개발하고, 암세포에 항암제 전달 및 약재 내성 억제를 통해 항암치료 효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원리를 밝혀냈다.
연구진은 금 나노입자에 pH 감응형 DNA(i-motif DNA)와 상보적 결합을 하는 DNA, 치료 유전자인 안티센스 DNA를 붙여 조건에 따라 거동을 조절하는 지능적인 DNA 나노머신을 개발했다. i-motif DNA가 낮은 pH 조건에서 모양을 변형해 분리되는 성질을 가지는 점에 착안해 i-motif DNA에 상보적 서열이 접합된 나노입자의 군집을 만들고,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핵산인 안티센스 DNA를 금 나노입자 표면에 붙였다.
이런 금 나노입자는 세포 밖의 중성 pH에서는 DNA의 상보적 결합에 의해 나노입자 군집을 만들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낮은 pH에 감응해 서로 흩어지면서 약물을 전달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금 나노입자가 흩어지며 접합된 안티센스 DNA가 약물에 내성을 보이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사실도 밝혔다.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문제가 됐던 기존 방식과 달리 특정 크기로 조절 가능한 나노입자 군집을 만들어 암세포에만 축적되고, 암세포 내부에서 특정 자극에 의해서만 흩어지며 약물 및 유전자를 방출하기 때문에 암 치료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앞으로 나노입자를 이용한 의약학, 보건의료, 암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간하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온라인에 게재됐다.
김원종 연구단 그룹리더는 “암세포만 표적으로 축적이 되는 나노입자 군집을 이용해 부작용은 낮추고 항암 효과는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초기술”이라며 “앞으로 나노입자를 이용한 항암 치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실제 항암 치료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