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사 전화 플랫폼 ‘T전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KT와 LG유플러스에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등 규제 환경이 변하는 시점에 맞춰 △바른 경쟁 △가치 혁신 △가치 공유로 상생 생태계 발전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은 22일 서울 을지로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에 T전화 관련 기술을 개방하겠다”며 “각 통신사 특성이 반영된 개별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에게 제공하면 건전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T전화는 기본 기능인 통화를 음성·데이터와 각종 콘텐츠와 결합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서비스다. ‘T114’ ‘주소록’ ‘안심통화’ 등 다양한 기능을 더해 출시 7개월 만에 가입 고객이 300만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은 협력 방식과 범위 등은 타 통신사 요청 수준에 따라 협의를 진행해 결정할 방침이다.
위의석 SK텔레콤 상품기획부문장은 “기술 협력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며 “일부 기술을 공유하고, 일부는 거래하는 등 시장 파이를 함께 키워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고객 이외 KT, LG유플러스를 이용하는 나머지 50% 고객까지 서비스를 넓히면 그만큼 관련 생태계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협력사들과 T전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연내 ‘콜센터’ 기능 등이 추가된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는다.
통신사가 자체 서비스 플랫폼을 경쟁사에 개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은 10월 1일 단통법 시행에 맞춰 소모적 경쟁 패러다임을 바꾸는 차원에서 T전화 플랫폼 개방을 제안했다.
통신사 간 기술, 플랫폼 공유가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신선한 제안”이라면서도 “통신사마다 비슷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자체 역량이 있는 만큼 기술공유가 가능할지는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역시 “기술 공유는 깊게 생각해 보지 않은 문제”라며 “통신사간 소모적 경쟁을 줄이고 생태계를 같이 발전시키자는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날 스마트홈 사업 청사진도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통신 경쟁력을 기반으로 융합 사업을 확장한다.
박인식 사업총괄은 “세계적인 주택용 보안기기 제조사와 주방기기·생활가전·조명업체, 주택 에너지 관련 기업 등과 스마트홈 플랫폼 구축할 것”이라며 “10월 연동제품 개발과 서비스를 위한 MOU를 교환해 내년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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