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기판인 옥사이드(Oxide·산화물 반도체) TFT 패널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연말 설비 투자에 착수해 향후 2년간 단계적 증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옥사이드 TFT가 적용된 고부가가치 패널을 생산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앞으로 옥사이드 기판의 수율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 디스플레이는 오는 2016년까지 순차적으로 기존 비정질실리콘(a-Si) TFT LCD 생산라인의 일부를 옥사이드 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증설하는 것을 준비 중이다. 옥사이드는 기존 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공정도 단순해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천안 5세대(1100㎜×1300㎜) 6라인을 옥사이드 라인으로 전환한다. 현재 월 1만~2만장 규모의 생산 능력인데, 향후 2년간 10만장 규모로 단계적으로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8세대 라인인 P8·P9 라인에 각각 옥사이드 라인을 증설하거나 라인 개조를 검토 중이다. 이 회사 역시 현재 월 5000장 규모의 생산 능력을 향후 5만장 수준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올 4분기 P8 라인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옥사이드 투자에 적극 나서는 데는 애플 등 고객사들이 고부가가치 패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맥, 아이패드에 옥사이드 TFT LCD를 전량 탑재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옥사이드 TFT는 일본 샤프가 최고의 기술과 최대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샤프는 8세대((2200×2500㎜) 라인에서 월 3만장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애플은 샤프를 포함해, 삼성·LG디스플레이 등 3사로부터 아이패드용 옥사이드 LCD 패널을 조달할 예정이다. 내년 2분기 말 관련 제품 출시가 계획돼 있는 만큼 연내 국내 업체들의 신규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옥사이드 TFT LCD는 기존 a-Si TFT LCD보다 저전력 설계와 슬림화 등에 유리하다. 하지만 유기 소재를 사용해 습기 등 외부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는 게 난관이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본격적인 설비 투자를 앞두고 수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연구 개발에 한창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술 개발이 상당히 많이 이뤄졌고, 관련 시장 전망도 내부에서 매우 밝게 보고 있다”며 “최종적인 목표는 저온폴리실리콘(LTPS) 기판까지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2년 내 옥사이드가 LTPS와 함께 핵심 기판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옥사이드가 LCD와 OLED에 폭넓게 적용 가능하고, 고가의 LTPS 대비 투자 부담이 낮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투자가 본격화되면 파일럿 라인을 설치 중인 중국 업체들도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 역시 샤프의 지분 투자로 옥사이드 기술 활용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현재 LTPS의 생산능력이 옥사이드 대비 2배 정도 많지만 2016년부터는 옥사이드가 LTPS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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