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발전은 이모티콘 산업의 발전을 가져왔다. 피처폰 시절 웃는 표정인 ‘^^’과 슬픈 표정 ‘ㅠㅠ’로 간소했던 이모티콘이 스마트폰이란 플랫폼을 만나 수백 가지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냈다.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등극한 카카오톡과 네이버 라인은 이모티콘 개발에 집중해 산업으로 성장시켰다. 모바일을 벗어나 MD상품을 제작·판매하는 것에서 시작해 애니메이션 산업까지 뛰어들고 있다.
이모티콘 캐릭터 사업을 선도적으로 문화 산업으로 키운 건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다. 카카오프렌즈는 2012년 9월 카카오톡에 처음 등장했다. 카카오프렌즈는 핵심 캐릭터 일곱 가지에 갖가지 성격과 개성을 부여해 다양한 연령층의 사용자가 개인의 감정을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대화에서 이모티콘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며 캐릭터는 많은 이에게 익숙해졌고 영향력을 키워갈 수 있었다.
카카오는 캐릭터를 실제 인형으로 제작해 선물하기라는 플랫폼에 선보였다. 지난해 4월 첫 판매에서 일곱 시간 만에 품절되는 등 사용자의 높은 호응도를 확인했다. 이어 카카오는 인형을 비롯해 휴대폰 케이스, 쿠션 등 다양한 형태로 캐릭터 상품을 확대해 선보였다. 카카오는 본격적인 캐릭터 상품 판매를 위해 지난 4월 서울 시내 백화점에 팝업 스토어를 열어 일곱 캐릭터를 활용한 250여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의 캐릭터 비즈니스 비중은 전체 매출의 3%에 가깝다고 알려져 있다.
네이버 라인도 캐릭터 사업 확장에 한창이다. 라인 총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캐릭터 스티커 산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태국, 대만, 남미 등지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출시 3주년이 지난 현재 라인 스티커는 총 6만여종으로 이 중 유료스티커가 4만여종이다.
라인 캐릭터의 오프라인 판매 산업도 상승세다. 지난해 10월 명동에 최초로 ‘라인프렌즈스토어’를 연 이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홍콩에 차례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라인은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 출시에도 적극적이다. 스웨덴 장인 브랜드 ‘구스타프베리’ ‘북바인더스디자인’과 같은 정통 브랜드에 라인 캐릭터를 넣어 판매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일본에서는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의류에 라인 캐릭터를 넣어 판매했다. 국내에선 전 세계 캔 커피 1위 브랜드 조지아와 캐릭터 커피를 선보였다.
라인 캐릭터는 스마트폰을 넘어 TV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TV도쿄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라인타운’은 라인캐릭터가 모여 사는 라인타운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이모티콘이 산업으로 성장해 수익을 창출해내자 페이스북과 위챗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이모티콘 산업에 손을 뻗고 있다. 지난 7월 페이스북은 메신저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분리하고 무료 스티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의 위챗도 최근 유료 이모티콘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약 52%가 모바일 메신저 대화에서 이모티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같은 조사에서 10명 중 7명은 향후 모바일 이모티콘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높고 사용자도 늘어날 것이라 대답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