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동영상시장에서 ‘보는 게임’이 킬러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게임은 프로야구처럼 e스포츠 방송 콘텐츠 생산이 가능할 뿐 아니라 개인방송 등 연관 영상 콘텐츠로 확대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도 빠르다. 지난달 아마존이 유튜브와 경합 끝에 글로벌 게임방송 서비스회사인 트위치를 1조원에 사들여 큰 화제를 모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가 트위치 인수 전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은 그만큼 기업 가치와 성장 가능성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 즉 게임 영상을 시청하는 트렌드에 국내외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의 콘텐츠기 때문이다. 게임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의 지난 8월 기준 월간 방문자 수는 5000만명을 넘었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의 월 방문자 10억명에 비하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1인당 평균 시청 시간이 트위치(106분)가 훨씬 길다는 점과 게임이라는 명확한 타깃이 존재하는 부분을 고려하면 광고 플랫폼으로서 매력적이다.
콘텐츠 확장 가능성 측면에도 서다양한 부가가치가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게임 팬들 사이에서 ‘e스포츠 종주국’으로 각인돼 있다. 프로야구나 축구를 모바일TV로 즐기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프로게이머들이 펼치는 e스포츠 경기를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즐기는 시청자도 늘고 있다. 이렇듯 게임을 e스포츠 영상 콘텐츠로 즐기거나 게임 공략법, 인기 게임의 플레이 영상을 올리는 개인 방송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세대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영상 콘텐츠가 재탄생되고 있다.
e스포츠 흥행이 성공하면서 게임 영상 소비도 크게 늘었다. e스포츠 리그의 방송 제작과 중계가 활성화되고 방송사들의 스튜디오를 직접 찾는 현장관람객 및 동영상 다시보기 서비스 시청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해외 팬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GSL(Global StarCraft II League)은 외국인 관람객이 전체의 20%를 차지해 e스포츠계의 한류 콘텐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GSL은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총 4개 언어로 해외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연간 국내외 1억건에 달하는 시청수를 기록하고 있다.
GSL뿐 아니라 월드컵에 비유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 등 대규모 e스포츠 대회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새롭게 e스포츠 방송으로 제작되는 게임 종목도 늘고 있다. 이를 통해 해당 게임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고 또다시 게임 영상 소비가 증가하는 순환구조가 형성될 것이다.
모바일 게임 전성시대를 맞아 게임 영상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모바일 게임이 대중적인 엔터테인먼트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PC게임이나 콘솔게임이 주를 이루던 과거와는 달리 게임 영상 콘텐츠의 장르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20·30대 젊은 층은 주로 모바일이나 인터넷 플랫폼으로 영상을 소비하는 시청자들이기 때문에 관련 트렌드가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다.
‘보는 게임’이 글로벌 킬러 콘텐츠로 주목 받으며 성장 궤도에 올랐다. 한국이 창출한 e스포츠가 K팝을 능가하는 새로운 한류 영상 콘텐츠로 커나갈 것이다.
박대준 그래텍 상무 cavinpark@grete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