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반 서울 지하철 1호선이나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대한 논란은 꽤 시끄러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는 변변한 자동차 회사 하나도 없던 대한민국에서 대형 토목공사에 요구되는 사회적 비용과 효과의 경제성 분석이 일반 국민에게 제대로 이해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40여년이 지난 현재는 어느 누구도 이 같은 사회간접자본에의 투자 효과를 의심하지 않는다. 철도나 도로 같은 사회간접자본 확충은 생산·소비활동 등 일반적 경제활동의 기초가 되며 재화·서비스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자본의 특징은 그 혜택이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는 대신 투자비가 크고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꼭 나서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할 때는 시민에게 제공되는 편익과 간접 경제효과를 총체적으로 평가해 결정해야만 한다.
자기부상열차는 지난 25년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돼 조만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대전광역시 도시철도 2호선 자기부상열차 건설은 40여년 전 서울 지하철 건설을 떠올리게 만든다. 자기부상열차 도입은 시민들에게 제공할 직접적인 교통복지 혜택과 더불어 간접적으로 가져올 국가적·지역적 경제효과를 총체적으로 평가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005년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를 나고야에서 상용화한 일본의 아베 총리는 경제부활의 승부수로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도쿄와 나고야를 최고속도 500㎞로 잇는 자기부상열차 노선을 올해 착공해 오는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91조원을 투자해 5000만명을 단일생활권으로 만들고 50년간 107조원의 경제효과를 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잇는 고속철도건설에 무상으로 자기부상 기술을 제공하고 총투자액 10조원 중 5조원을 제공하겠다고 미국에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은 전 주룽지 총리 결단으로 중국 상업지역 관문인 상하이 푸둥 공항에 세계 최초로 시속 430㎞까지 내는 자기부상열차를 독일에서 들여와 2004년 상용화했다.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는 베이징에 적용한다는 계획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일본이나 중국은 왜 자기부상열차의 연구개발과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노선 건설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철도 기술은 미래 대중교통의 중심이 될 것이기 때문에 자기부상열차 시장을 선점하고 산업화시켜 자국의 성장엔진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사회간접자본 투자 효과는 사회적·경제적·문화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1990년 독일이 사회적 자본을 잘 활용해 슬기롭게 통일 대역사를 이룬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눈앞의 이익에 휘둘리기보다는 통일을 내다본 미래 대중교통의 핵심 축의 하나인 철도 교통의 신성장산업 창출에 필요한 핵심기술이 자기부상열차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기 부상열차 상용화는 직접적으로는 시민에게 친환경적 교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고 더 나아가 신산업 창출, 국가나 도시의 브랜드가치 향상, 상품이나 관광 등 부가가치 창출 및 경기활성화와 같이 경제적 부흥을 가져올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통한 창조경제의 실현이다.
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장 ytim@kimm.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