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 공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해 기관평가에서 미흡 등급을 받은 현 원장이 3배수에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연구 분위기 침체 등으로 내부에서도 연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23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STEPI 원장후보자심사위원회를 통해 신임 원장 3배수 후보로 민철구 STEPI 선임연구위원, 송종국 현 STEPI 원장, 이공래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대학원 교수가 선정됐다.
3배수에 지난해 기관평가에서 미흡 등급을 받은 현 원장이 포함되면서 내외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흡 등급은 하위 30%에 해당된다.
송 원장은 지난 2011년 8월 STEPI 12대 원장으로 취임했고, 지난 8월 임기가 종료된 후 후임 원장 선임까지 계속 원장직을 수행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STEPI 한 연구원은 “전임 원장때 상위권이던 기관평가가 현 기관장 임기 동안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며 “기관 재정도 악화되고 있으며, 정부부처가 협력연구 자제를 지시할 정도로 연구성과도 저하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송 원장에게) STEPI 존재를 나타낼 수 있는 정책 아이디어가 없다”며 “정책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부처와 정책협의회를 여는 등의 노력도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TEPI는 연구기관 평가에서 전 원장이 있던 지난 2010년 우수 등급을 받았으나, 현 송 원장 취임 이후 2011년과 2012년은 보통, 2013년에는 미흡으로 떨어졌다. 기관평가 결과가 기관장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3배수 포함된 것도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정부부처 한 관계자도 “기관 평가에서 미흡 등급을 받은 원장이 3배수에 포함된 것이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원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원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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