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계 대표 주자들이 금융산업 위기 탈출의 해법을 ‘스마트 금융’과 ‘협업’에서 찾았다. 국경 없는 전쟁이 벌어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보기술(IT)과의 융합(convergence)’ ‘이종 간 협업(collaboration)’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전자신문 창간 32주년 특별 대담에서 “국내 금융사 생존은 이 두 가지 요소를 어떻게 강화하는지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스마트폰이 도입되면서 비(非)금융사업자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두 진영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계가 모호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통 금융사가 이 같은 환경에 적응하려면 스마트금융 사업을 강화하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전자지갑과 모바일카드 등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세 가지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선정했는데 글로벌 금융과 실버금융, 스마트금융”이라며 “채널 간 협업으로 고객에게는 더욱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임직원에게는 영업 및 업무처리에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 스마트워크 구축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장 모두 그룹 차원에서 스마트금융 사업을 확대,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기존에 해왔던 업무만 고집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한 채널(영업 접점)에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옴니 채널’ 구현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스마트워크를 계열사별로 추진하는 한편 비대면 마케팅을 강화하고자 내년 초 ‘스마트금융센터’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인 두 회사는 융합과 협업이 당면 과제다.
임 회장은 “은행에서 통장만 가입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우투증권과 농협증권의 통합으로 점유율 1위로 키우고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창조경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오리진(origin) 협업’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세상에 없던 제품, 또는 스스로 처음이 되려면 한발 앞서는 기업만이 답을 제시할 수 있다”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 부문 통합이 이를 이뤄낸 것”이라고 자신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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