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안연구원이 전격 해체되고 금융결제원과 코스콤의 정보공유분석센터(ISAC) 기능을 통합해 ‘금융보안원(Financial Security Institute)’이 설립된다.
24일 금융위 산하 금융전산보안 전담기구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설추위)는 신설할 보안전담기구 법인명을 금융보안원으로 최종 의결하고 금융사 회비분담 등 세부 운영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이날 설추위는 금융보안연구원 법인을 해산하고 코스콤과 금결원, 금융보안연구원 ISAC 업무를 모두 통합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통합 전담기구의 세부 업무영역과 정관, 제 규정은 다음 달 2차 회의를 열어 확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과 금융보안전담기구 설립사무국은 통합 대상기관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다음 달 2차 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국회와 금융사 대상 설명회도 연이어 가질 예정이다.
남동우 금융위원회 전자금융과 팀장은 “법인명 등이 의결된 만큼 통합 대상기관과 금융사 대상 협의를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다음 달까지 정관과 구체적인 사업 내용 등을 확정하고 11월 창립총회 등을 거쳐 내년 초 금융보안원이 공식 출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새 법인의 인력은 통합대상인 금융결제원과 코스콤 보안관제 인력을 우선 수용하되 이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금융보안연구원 인력 중 ISAC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인력은 지원부서로 재배치할 예정이다. 금보연의 핵심 업무 중 하나인 OTP 인증 업무는 통합전담기관이 흡수할지, 금결원 등 다른 기관으로 이관할지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음 달까지 OTP 통합인증업무 주체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금융결제원과 코스콤 노조는 설추위 의결에 강하게 반발하며 단체행동에 돌입, 갈등을 예고했다. 두 노조는 금융보안전담기구 설립저지를 위한 연합집회를 금융위 앞에서 열고, 금융위원장 면담을 요청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강성주 금결원 노조 정책부위원장은 “금융위가 설립추진위원회라는 허수아비 조직을 통해 전담기구 기본계획을 확정하려 한다”며 “보안전문가를 포함 많은 전문가들이 보안전담기구의 문제점을 제기했고 개선효과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일방적으로 통합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직, 인사, 보수, 복지 등 물리적 통합 작업 이외에 뚜렷한 도출 성과가 제시되지 않았다”며 “금융결제원 건물에 코스콤 시스템만 이전해서 덮어씌우겠다는 통합 정책이 과연 맞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금결원과 코스콤 노조는 정부가 보안전담기구 통합을 강행한다면 ‘자사 직원 이직 금지’는 물론이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은행과 증권 등 업권별 ISAC기능 분리로 정보공유가 되지 않는 점, 새로운 침해 기술 등을 잡아내지 못하는 현 보안체계상으로는 진정한 보안관제가 힘들다며 통합 강행 방침을 고수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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