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치료제로 사용되는 기관지 확장제 ‘테오필린’의 혈중 농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만성폐쇄성 폐질환 환자들이 안전하게 테오필린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현규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은 혈중 테오필린 농도를 기존보다 20배 빠르면서도 비용은 15분의 1로 저렴하게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기관지 확장제로 사용하는 테오필린은 혈중농도 상승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연령·증상·합병증 등에 따라 환자 개인에 맞는 적정 복용량을 결정한다. 그러나 개인마다 복용량에 대한 흡수가 달라 같은 복용량이라도 테오필린 혈중농도 증가될 수 있어 테오필린 투여시 혈중농도의 지속적인 측정이 요구된다.
현재는 크로마토그래피, 자외선 분광법, 효소면역측정법 등의 분석방법을 쓰는데, 복잡한 실험절차와 숙련된 기술이 필요해 분석 비용과 시간이 많이 걸려 환자의 부담이 크다.
연구진은 테오필린과 은 이온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DNA를 이용해 테오필린의 혈중 농도를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혈중 테오필린 양이 적으면 은 이온이 조작된 DNA와 반응해 강한 형광신호가 나오고, 반대로 테오필린 양이 많으면 형광신호가 약해진다.
연구진은 형광신호 차이를 적용해 혈액 내에 존재하는 테오필린 약물을 분석해 임상 유용성을 검증했다. 상용화가 예상되는 3~4년 후에는 3~4시간 걸리는 분석을 10분 내외로 줄이고, 분석 비용도 15분의 1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규 교수는 “기존 검출 시스템의 문제점을 극복해 쉽고 신속한 분석을 가능하게 해주는 새로운 원천기술”이라며 “다양한 병원체 물질 및 화학물질의 검출 기술로 확대될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스케일(Nanoscale)’ 9월 7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