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온 투명 망토가 이제는 상상 속의 기술이 아니다.
미국 뉴저지주 로체스터대학 연구진은 대형 물체를 보이지 않게 만드는 기술을 공개했다고 NBC 등 외신이 28일 보도했다.
‘로체스터의 망토’라는 이름을 붙인 이 제품은 렌즈를 여러 장 겹쳐 만든 것으로 이 렌즈 뒤에 있는 물건을 시야에서 사라지게 하는 효과를 낸다. 그동안 사물을 보이지 않게 숨겨주는 장치나 도구는 전에도 있었다. 빛을 굴절시켜 사물을 보이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다만 너무 비싸고 기술적으로 복잡하며 여러 각도에서 볼 때도 사물을 안 보이게 해주는 3차원 기능은 불가능했다.
로체스터의 망토 역시 빛을 굴절시킨다는 점에서 기존 투명 망토와 다르지 않지만 값이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보통 렌즈를 사용했다는 게 차이점이다.
광학 전문 학술지 ‘옵틱스 익스프레스’를 통해 로체스터의 망토를 발표한 연구진은 기자회견에서 손, 얼굴, 자 등을 시야에서 사라지도록 하는 시연을 펼쳤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대학원생 조지프 최는 “3차원으로 사물을 안 보이게 하는 기술은 사상 처음”이라면서 “병원이나 군대, 인테리어 디자인 등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망토의 강점은 제작 비용이 적다는 사실이다. 연구를 이끈 로체스터대 물리학교 존 하웰 교수는 “비용은 1000달러(약 104만원) 조금 넘을 뿐”이라면서 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연구진은 100달러가 안되는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버전의 로체스터의 망토 제작방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