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 시장에 뛰어든 IT서비스 기업들이 줄줄이 사업을 접는다는 소식이다. 수익이 남지 않으니 그렇다. 디지털 콘텐츠라면 미래 시장인데 접는다니 미래 수익 전망도 어둡게 보는 셈이다.
물론 디지털콘텐츠 유통을 장악한 구글과 같은 거대 플랫폼과 경쟁하기 힘든 현실론이 있다. 새 플랫폼을 만들어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으니 사업을 키울 수 없다. 그런데 이 이유만이라면 다른 나라 디지털 콘텐츠 업체들도 한국 기업처럼 죄다 사업을 접어야 한다. 그러나 세계에는 나름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많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쓰는 미국 기업이 아니더라도 성공한 디지털 콘텐츠 업체도 제법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가 다른 나라보다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잘 지불하려 하지 않는 것도 장애물이다. 그러나 입시 교육 콘텐츠 시장처럼 계속 커가는 시장도 있다. ‘어둠의 경로’가 아닌 제 돈을 내고 이용하려는 소비자도 갈수록 는다. 혹 업체들이 잘못 접근한 것은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특히 업체가 힘을 모아 시장 파이를 키우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표준화 미비가 대표적이다. 소비자 요구는 간결하다. 스마트폰이든 스마트패드든 하나의 기기로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하고 싶다. 한 번 구입한 콘텐츠를 자신이 가진 여러 기기에서 활용하려는 요구도 많다. 디지털 콘텐츠이니 당연히 이런 것이 쉬울 것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우리나라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많은 제약이 따른다. 당연히 이런 불편이 적은 외국 플랫폼이나 기기에 눈을 돌린다.
디지털콘텐츠 업체들은 세계 시장은 몰라도 한국 특정 시장만큼은 구글, 애플, 아마존과 같은 존재를 꿈꾸는 듯하다. 그런데 그 플랫폼을 저마다 만들겠다고 하니 찾아오는 이도 분산되고, 당연히 수익도 생기지 않는다. 업계 공동으로 정보통신 서비스, 단말기 업체와 협력하려는 것도 부족하다.
초기에는 업계가 시장을 함께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돌아올 파이도 커진다. 디지털콘텐츠산업계에 지금 절실한 인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