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산업 돋보기]<32> 미국발 알루미늄 차체 확산의 파장

미국 내 알루미늄 차체 적용 차량 생산이 급증할 전망이다.

포드는 올 가을부터 알루미늄 차체 F-150 픽업을 연간 65만대 생산하고 2017년부터는 5개 차종을 추가해 연간 100만대 이상 생산할 예정이다. GM도 알루미늄 차체를 2018년부터 주요 픽업 모델에 적용한다고 지난 2월 밝혔고 크라이슬러 역시 최근 알루미늄 차체를 2017년 출시할 대형 SUV에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그 영향으로 세계 알루미늄 차체 생산량은 작년 20~30만대에서 내년 100만대, 2017년 150만대, 2020년 20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게다가 각국의 연비 규제 강화 속에 알루미늄 차체가 다른 업체로 확산되면 세계 자동차 업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계는 우선 알루미늄 차체 생산 시스템 구축에 대규모 투자가 소요된다. 또 알루미늄 소재는 물론이고 차체 체결 부품인 리벳과 점착제 조달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포드의 F-150 픽업 생산에 추가되는 비용만 해도 대당 750달러, 총 4억8750만달러에 달한다. 그 외에 정비 공장의 알루미늄 차체 보수용 설비 구축에도 한 곳당 5~10만달러의 투자가 소요된다.

이에 따라 완성차 공장의 리벳 건 등 조립 설비와 리벳 선별 및 결함 검사 설비, 리벳 체결 상태 및 시방서 충족 여부 정밀 측정 설비를 포함한 새로운 설비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비 공장의 알루미늄 차체 보수용 설비 수요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차체 소재 중에서는 알루미늄 판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철판 수요는 점진적인 둔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 알코아는 차량용 알루미늄 수요가 2025년까지 현재의 갑절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노벨리스, 고베철강 등과 더불어 대규모 증설 투자에 나섰다.

리벳과 점착제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알루미늄 차체 100만대 조립용 리벳은 37억2200만개, 점착제는 1억7000만m에 달한다. 그 소요량은 알루미늄 차체 확산 추세에 따라 리벳 건 수요와 함께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철판 용접 건 수요는 둔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알루미늄 차체 확산은 완성차 업계뿐만 아니라 생산 설비, 소재, 부품 등 관련 업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요인이다. 국내 완성차 및 관련 업계의 관심 증대와 함께 기회 요인을 극대화하고 위협 요인을 극소화하기 위한 장단기 대응 방안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