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을 넓히는데 사활을 건 테슬라모터스가 암초를 만났다. 미국과 달리 집집마다 가정용 차고가 없어 테슬라가 전기차 유지에 필수인 충전소 설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29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크리오드의 2007년 추산에 따르면 저층 다세대 주택은 중국 도시 주택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용 차고를 중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말이다. 중국인들은 주로 공용 주차장이나 길가에 차를 세워둔다. 그러다보니 테슬라 차를 끌기 위해 필수적인 가정용 충전기를 설치하기 어렵다.
중국 전역의 충전기 설치를 감독하고 있는 숀 가오는 “중국에서 설치 작업이 매우 힘들다”며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부동산 관리사에게 승인을 얻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엔지니어 재키 탠은 지난 6월 새로 구입한 테슬라 모델S를 받았다. 하지만 아파트 주차장에 구입해 놓은 전용 주차공간에 차를 세워놓는 시간은 별로 없다. 처음에는 아파트 관리사가 반대했지만 이후 주민들이 충전기가 급격한 전압변화를 일으키거나 자기 전기 요금에 영향을 주지 않을지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탠은 “테슬라와 내가 이웃들에게 아무 영향이 없을 거라고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주민위원회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테슬라는 탠의 직장에 충전기를 설치했다.
현재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버스를 포함해 총 7만대 수준이다. 오는 2015년까지 50만대를 팔겠다고 중국 정부가 공언하고 있지만 목표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제조사들은 너도 나도 문제 해결에 뛰어들고 있다. BMW는 최근 전기만으로 움직이는 ‘BMWi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BMW i8’을 중국에 출시했다. 상하이에 충전소 50곳을 설치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을 맺기도 했다. BYD와 다임러는 함께 제작한 ‘덴자’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벽걸이형 충전기를 제공하기 위해 스위스 소재 회사 ABB와 협력할 예정이다. 닛산 자동차는 이번달 중국에 처음 전기차를 내놨다.
테슬라는 지난 8월 충전소 설치를 서두르기 위해 차이나유니콤과 120개 도시에 고속충전소 20곳과 충전소 400곳을 설치하는 계약을 맺었다. 또 소호차이나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과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고속 충전기 100개를 추가 설치하고 판매 대리점 20곳을 보유하는 게 목표다.
베로니카 우 테슬라 중국사업소장은 “공공 충전소 보급이 중요하다”며 “중국은 향후 3년 안에 테슬라의 최대 해외 시장이 될 것이며 결국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