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ESCO)사업에 첫 민간 투자사 등장

정보기술(ICT)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사업에 벤처 투자가 몰리고 있다. 정부가 공급에서 수요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면서 관련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됐다.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분야 벤처 투자를 진행하는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는 새로운 투자 분야로 ‘에너지+ICT’를 주목하고 에너지절약 전문기업(ESCO) 자금과 유사한 투자 지원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SCO는 설비 개선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는 기업에 정부가 저리로 사업 자금을 빌려주고 에너지 절약에 따른 이익으로 상환 받는 사업이다. 에너지 설비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이지만 정부 예산이 조기 소진돼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호의 ESCO 형태 지원은 기금 확대에 따른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자는 차원이다. 특히 성장사다리펀드 운용사 선정으로 연내 운영기금 총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 투자 사업 더해 전기차, ESS, 에너지 고효율 시스템 관련 벤처와 스타트업 지원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부터 저전력 반도체, 고효율 제조시스템, 에너지관리시스템, 에너지저장장치 등 전통 녹색산업 분야에서 ICT 융합형 투자사업을 발굴하는 데 노력해 왔다. 투자 기업인 이엔테크놀로지는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주파수조정(FR)용 ESS구축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수요 관리 중심의 에너지 정책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당장 11월께 절약한 에너지를 전력 시장에서 거래하는 수요 자원 시장이 개설되는 등 에너지 효율화 시장의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반면에 ESCO 자금은 조기 소진되는 등 에너지 설비 개선을 위한 기업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수봉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전기차, 스마트그리드, ESS 등 ICT를 이용한 에너지 절약 요구는 높아졌지만 많은 벤처기업이 비용 문제로 투자를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며 “ESCO형태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에너지 효율 개선에 따른 실익을 거둘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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