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격으로 휴대폰을 사고 싶었던 사람들이 매장을 방문해서는 ‘아 바뀌었구나’ 하면서 돌아가는 일이 많습니다. 평소엔 하루 다섯 건 정도 개통을 했는데 오늘은 오후 세 시가 다됐는데 아직까지 하나도 개통을 못했어요.”
단통법 시행 첫날인 1일, 서울 구의동에 위치한 테크노마트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곳에는 200여 휴대폰 판매점이 영업 중이다. 비교적 큰 규모의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전체 휴대폰 매장을 찾는 고객이 평소보다 20%가량 줄었고 개통 건수는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휴대폰 유통점에서 뭔가 얹어줄 수 있는 게 있었는데 이제 그런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손님들이 알게 되면서 신규개통을 꺼리고 있다”며 “게다가 각 통신사에서 발표한 지원금이 매우 낮아 소비자가 큰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사는 이날 일제히 지원금을 공시했다. 갤럭시노트4 기준으로 KT 완전무한97 요금제에는 8만2000원의 지원금이 책정됐다. SK텔레콤 10만원 요금제인 LTE전국민무한100 요금제로 가입하면 11만1000원을 지원받는다. LG유플러스는 LTE89 요금제에 8만원을 지원한다. 판매점에서 추가 지원금 15%를 지원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액수다.
갤럭시노트4는 신규 제품이기 때문에 제조사 판매장려금이 보태지지 않는다. 과거에도 신제품에는 한동안 제조사 장려금이 없고 이통사 보조금도 낮게 책정됐다. 단통법 때문에 지원금이 낮게 책정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으로 지원금이 투명하게 공시되면서 소비자는 부담해야 할 금액이 높아진 것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과거와 같은 폭탄 지원금이나 페이백(현금 돌려받기)은 바랄 수 없게 됐다. 게다가 통신사가 공시한 최고 요금제의 지원금이 8만~11만원 수준이라 이보다 낮은 요금제를 원하는 소비자는 지원금을 더 적게 받게 된다.
또 다른 매장 관계자는 “지원금 최소 유지기간이 7일이라 일주일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며 “결국 통신사만 좋아진 것 아니냐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단통법은 휴대폰 출시 후 지원금 상한 제한이 없어지는 시기를 과거의 18개월에서 15개월로 줄였다. 15개월이 지난 제품은 50만원이나 그 이상의 지원금이 실릴 수도 있다. 실제로 갤럭시S3는 지원금을 30만원을 지급하는 곳도 있다. 또 자급제 폰이나 중고폰도 12%의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구매자는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한편 KT는 일반인의 단통법 이해를 돕기 위한 안내 동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게시했다. KT 공식 고객안내 채널인 올레닷컴(olleh.com)과 스마트 블로그(smartblog.olleh.com), 유튜브(youtube.com/olleh), 대리점 등에서 볼 수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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