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노벨상 발표…과학분야 한국인 수상 관심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과학 분야에서 한국인 첫 수상자가 나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올해는 톰슨로이터가 예측한 노벨상 후보에 처음으로 한국 과학자가 포함되면서 수상 기대가 높다.

다음주 노벨상 발표…과학분야 한국인 수상 관심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오는 6일 생리의학상 수상자 발표를 시작으로 물리학상(7일), 화학상(8일) 수상자를 발표한다. 누가 어떤 연구성과로 수상하는지도 관심사지만, 국내에서는 첫 한국인 수상자 탄생 여부에 더 눈길이 쏠리고 있다.

노벨상 발표를 앞두고 최근 세계적인 학술정보 서비스 기업인 톰슨로이터가 수상 유력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톰슨로이터는 자체 보유한 연구인용 데이터베이스 ‘웹오브사이언스(Web of Science)’를 토대로 자료를 분석해 매년 후보자를 발표한다. 지난 2002년 예측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까지 과학 분야에서 후보로 선정된 156명 중 25명이 실제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올해 톰슨로이터는 물리학과 화학, 의학, 경제학 분야에서 9개국 27명의 후보를 선정했다. 주목되는 후보는 화학 분야의 유룡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및화학반응연구단장(KAIST 화학과 특훈교수)과 생리의학 분야의 찰스 리 서울대 석좌초빙교수다.

유룡 단장은 화학 분야에서 선정한 세 가지 주제 가운데 기능성 메조다공성물질 디자인 관련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같은 주제를 연구한 사우디아라비아 찰스 크레스지, 미국 게일런 스터키와 함께 명단에 올랐다.

유 단장의 대표 연구업적은 메조다공성 탄소 합성과 메조다공성 제올라이트 촉매물질 설계다. 지름 2∼50나노미터(㎚) 범위의 구멍으로 이뤄진 나노다공성물질(메조다공성실리카)을 거푸집으로 이용해 나노구조의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나노주형합성법’을 창안했다. 이 방법으로 1999년 규칙적 배열 구조의 탄소를 세계 최초로 합성해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2006년 이후부터는 제올라이트 골격으로 이뤄진 메조다공성 물질 합성 방법을 개척했다.

찰스 리 교수는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사람 유전체에 구조적인 차이(변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구명했다. 리 교수는 같은 주제를 연구한 스테판 셰러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마이클 위글러 미국 콜드스프링스연구소 교수 등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

톰슨로이터 명단에 오른 뒤 실제로 노벨상을 수상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3.8년으로, 두 후보가 올해 수상하지 못하더라도 향후 수상 가능성이 있다.

앞서 톰슨로이터는 김기문 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장(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김빛내리 IBS RNA연구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이종흔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현택환 IBS 나노입자연구단장(서울대 화학공학과 교수) 등 해외에서 논문이 많이 인용된 한국인 과학자 16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올해 노벨상 수상 후보에 들지는 못했지만 노벨상에 가까이 간 과학자로 꼽힌다.

데이비드 펜들베리 톰슨로이터 컨설턴트는 “노벨상보다 연구의 우수성을 높여줄 펀딩 시스템과 연구자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며 “이런 R&D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면 질 높은 연구성과가 나오고 결국 노벨 과학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노벨상은 과학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한 알프레드 노벨이 만든 상이다. 현재까지 총 876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