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기반 군의료체계 개선 검토…국내 첫 병사와 의료진 원격진료 시범사업 추진

원격의료 체계를 도입해 열악한 군의료체계를 개선하는 논의가 본격화됐다. 군의관이 없는 강원도 전방부대 감시초소(GP) 2개소 소속 장병과 사단의무대 의료진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군 의료진과 의료진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진행됐지만 환자와 의료진 간 시범사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격진료 기반 군의료체계 개선 사례를 시연하고 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격진료 기반 군의료체계 개선 사례를 시연하고 있다.

새누리당 군의료체계개선특별위원회는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특별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참석, 3차 회의를 열고 원격진료 도입을 논의했다. 회의에 앞서 원격진료 기반 국방 의료체계 시연회도 진행했다.

◇국방 IPTV망 기반 원격진료 구축

군의료체계개선특별위원회가 국방부 제안을 위해 검토 중인 방안은 국방 IPTV망을 활용한 원격의료체계 구축이다. 군병원을 통합의료지원센터로 구축, 전방초소 등 격오지에 근무하는 군장병의 검진과 진료를 원격으로 지원토록 하는 방안이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응급의료체계도 갖춘다. 군병원과 응급후송지원센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환자영상 정보와 응급상황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다. 군 앰뷸런스와도 연동해 데이터를 교류한다. 나라사랑 카드를 활용한 의료행정 간소화도 추진한다. 생애주기형 의료데이터 체계도 구축해 제대 후 민간병원에서 군 진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무인 검진 부스를 설치해 격오지 근무 장병이 군병원 의료진과 원격으로 각종 자가 검진을 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춘다. 부스는 영상시스템과 혈액검사기, 체지방계, 혈압계, 의료용 스코프, 체온계, 혈당계, 스트레스 측정기 등을 보유한다. 진료 외에 건강관리와 정신 상담도 원격으로 수행한다. 군 원격진료시스템은 군인공제회C&C와 비트컴퓨터 기술과 제품으로 구현한다.

◇국방부, 시범사업 검토 후 확대 결정

군이 낙후된 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원격의료 도입을 검토한 것은 지난 2005년부터다. 육군 전방 부대 관측소(OP)와 해외 파견부대 등의 소속 장병 대상으로 의료법 범위 내에서 의사와 의사간 원격의료를 수행했다. 인터넷PC와 영상카메라, IPTV, 전자청진기, 의료용스코프 등의 장비가 사용됐다.

최근 의료법 개정을 전제로 군의관이 없는 격오지 부대 장병의 진료접근성 개선을 위해 환자·의료진 간 원격의료 도입을 검토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1사단 GP 2개소 소속 장병과 사단의무대 의료진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 추진이다. 올해 4분기 착수돼 내년 2분기에 완료된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군내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제안,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기반으로 확대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적용된다 하더라도 초기부터 전면 적용은 어려울 전망이다. GOP 등 격오지 중심으로 군 원격진료 체계를 갖춘다 하더라도 최소 3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시범사업으로 해킹 등 각종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천승현 국방부 보건정책과장은 “군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원격진료 도입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