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배전망 운영시스템과 초전도 한류기가 러시아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러시아 전력청인 유네코(UNECO) 고위 임원진이 최근 한전을 두 차례에 걸쳐 방문해 차세대 배전운영시스템인 DMS와 초전도 한류기 도입을 논의했다.
유네코는 러시아 모스크바 신도시 전력운영시스템으로 한전의 DMS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분산전원, 전기차(EV) 등이 새로운 발전원이나 부하가 계통에 유입되면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한전 DMS는 지난해 5월 ‘스마트배전 운영시스템’ 프로젝트로 개발됐다. 기존 배전자동화 기능에 계통 감시와 제어 기능을 강화했다. 국제 표준 기반 시스템 플랫폼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으로써 호환성이 뛰어나 신도시 배전 분야 운영시스템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한전 DMS는 최근 양해각서를 교환한 캐나다 배전회사인 파워스트림과 실증사업에도 적용된다.
초전도 한류기는 초전도 현상을 이용해 전선이 끊어지거나 낙뢰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 기존 전류에 수십 배에 달하는 고장전류를 0.0001초 이내에 감지해 전류를 낮춘다. 연결된 전기기기 파손이나 정전 확대 등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전력부하가 늘어나도 기존 차단기 용량을 늘리지 않고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러시아가 초전도 한류기 도입을 추진 중인 것은 경제 개발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가 이유다. 러시아는 막대한 유연탄과 천연가스 부존량을 기반으로 전력 공급을 어렵지 않게 늘릴 수 있지만 이에 따른 사고 발생량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전 초전도 한류기는 지난 2010년 한전 전력연구원과 LS산전이 세계 최대 용량인 22.9㎸, 3000A로 개발했다. 기존 전력시스템에서는 고장전류가 발생하면 변압기 등 값비싼 전력기기가 파손되고 사고 구간 전력을 차단해 정전이 되는 문제점이 있다. 전력을 끊어주는 차단기만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단기 용량 부족으로 고장전류 차단에 실패하면 주변 전력계통까지 고장전류가 흘러가 대형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전 측은 설명했다.
현재 초전도 한류기는 이천변전소에서 실증 중이며 도심 전력공급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154㎸/22.9㎸ 변압기에 적용 가능하고 변압기 용량이 커져도 바로 쓸 수 있다. 한전 관계자는 “안정적인 전력 운영으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전이 발전 사업뿐 아니라 시스템과 설비 분야 수출도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